분양가상한제도 로또분양은 ‘옛말’…주변시세 수준
평당 2834만원 책정돼…1353가구 곧 일반분양
33평 9억대로 확정…중도대출금 불가에 청약자들 고심
미계약 우려에 업계 “순위 마감 충분히 가능…완판 우려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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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신축공사 현장.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장위4구역은 장위뉴타운 내 역세권 입지나 브랜드 파워 면에서 주변 대비 밀릴 게 없어 보입니다. 다만 아파트 하락기가 분명한데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됐음에도 가격이 높게 나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13일 청약을 준비 중인 성북구 주민 50대 후반 M씨는 내달 일반분양을 앞둔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84㎡가 9억원 후반대로 나올 것으로 예상돼 이같이 반응했다. 9억원 선을 넘으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분상제 적용 아파트인데도 인근 신축 단지들 현재 시세와 크게 차이가 없고, 이달 분양을 앞둔 인근 ‘분상제 미적용 단지’ 중랑구 중화동 ‘리버센 SK뷰 롯데캐슬’(평당 2835만원)과도 가격 차이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상제 적용 단지도 ‘로또분양’은 옛말이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앞으로 부동산 매수심리 위축 및 인근 아파트 가격 하락과 함께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향후 분양일정이 잡힐 기타 분상제 적용 지역도 분양가격이 상승해 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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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건물에서 바라본 장위4구역 공사 현장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 초역세권 단지가 강점…대장 아파트 존재감 과시
현재 GS건설이 시공 중인 이곳은 앞으로 지하3층~지상31층, 31개동, 2840가구 규모 ‘장위 자이’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날 기자가 찾은 장위동 일대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신축공사 현장은 서울지하철 6호선 돌곶이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다. 돌곶이역 사거리 건너편은 상업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또한 석관초교·남대문 중학교 등 주변에 교육시설이 있어 입지적 가치가 충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평당 분양가는 2834만원으로 책정됐다. 구체적으로 △59㎡(26.29평)타입 7억4505만원(266가구) △72㎡(30.16평) 8억5473만원(354가구) △84㎡(34.55평) 9억7914만원(573가구)이다.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내달에는 일반분양(1353가구)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장 내 분양관도 같은 달 완공되는 만큼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만난 김창원 장위4구역 조합장은 "공개된 분양가격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며 "어쨌든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분양이 잘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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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뉴타운 일대 프리미엄 아파트 신축 단지 모습. 사진=김준현 기자 |
◇ 주변 단지와 가격 차이 없어…미분양 가능성은?
6호선 돌곶이역 2번 출구에서 약 15분 정도를 걸어가면 2~3년 내 준공된 프리미엄 신축 △장위1구역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939가구) △5구역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1562가구) △7구역 꿈의숲아이파크(1703가구) 단지를 만날 수 있다. 이 지역은 장위4구역에 비하면 역세권이라 할 수 없으나 이미 많은 신축 상가와 아파트들이 어우르며 어느 정도 신흥 단지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단지들도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 및 추가 금리인상 기조 등 부동산 냉각기 악재 속 향후 가격방어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을 통해 최근 실거래가를 확인한 결과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는 이달 4일 33평 기준 9억2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특수관계인이란 이야기도 있지만 지난 2021년 6월 최고가 13억원이었던 것이 올해 내내 11억원대로 거래돼 평균 약 16% 이상 빠진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래미안퍼스트하이 33평은 지난 8월 10억3000만원(12층)에 거래됐고, 꿈의숲아이파크 34평은 지난 7월 11억1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올해 초 최고가 13억45000만원 대비 18% 하락한 것과 대비하면 이 역시 추가 하락 예상을 무시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33평 9억7914만원 분양가격이 책정된 장위4구역은 분상제 적용 단지임에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미계약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다만 장위동 내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청약자 입장에선 하락 기대감이 크면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반영한 분양가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장위4구역은 장위뉴타운 대장단지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순위 내 마감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아파트는 팔기만 하면 미분양 없이 완판돼야 한다는 것은 진리가 될 수 없다"며 "미분양이 일부 발생하면서 오히려 시장수요에 맞춰 분양가가 조정되는 것이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