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고객 대상 채권판매량 작년보다 6배↑
AA급 이상 우량채권만...삼성증권만의 '고집'
상품소싱능력 뒷받침, 다양한 투자아이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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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삼성증권이 오랜 기간 갈고 닦은 자산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 ‘채권명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상품을 단순히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수요와 시장 상황을 빠르게 포착해 채권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고객들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삼성증권이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 채권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했다. 이는 삼성증권의 자산관리, 고객 관리, 상품소싱 노하우가 총집결된 결과다. 삼성증권은 고객들에게 채권을 많이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 채권 투자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개인들도 채권 투자에 눈을 뜨면서 대다수의 증권사들이 채권 판매에 주력하고 있지만, 사실 이 시장의 포문을 가장 먼저 연 것도 삼성증권이었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부터 금리 매력도가 좋은 신종자본증권, 미국 국채 등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자산가들에게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주식 대비 기대수익률이 낮아 기관 및 법인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졌는데, 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인들 역시 주식보다는 채권을, 특히 AA급 이상 우량 등급의 채권을 일정 부분 편입해야 하는 시기로 본 것이다.
여기에 연초부터 자산가들 중심으로 금리형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삼성증권이 채권을 주목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삼성증권은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존 만원 단위였던 최소가입금액을 1000원 단위로 낮추고, 모바일 앱에서도 간편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나 이용 증권사와 관계없이 투자자가 동일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주식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은 증권사가 채권을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증권사의 상품소싱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각 증권사가 확보하는 채권 상품이 천차만별인 만큼 고객 수요, 시장 상황을 얼마나 올바르게 포착하는지가 관건인 것이다. 삼성증권이 특판 채권 외에도 국내외 저쿠폰 국채, 신종자본증권, 월이자지급식 채권 등을 두루 갖출 수 있었던 건 이러한 ‘상품 소싱 능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이 중 월이자지급식 채권의 경우 매월 정해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퇴직자 등 유동성 확보를 중시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증권은 고객마다 필요로 하는 채권 만기가 다르다는 점을 포착하고 월이자지급식 채권의 만기도 1.5년, 2년, 2.5년, 3년 등으로 다양화했다. 실제 올해 8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AA등급 만기 1~3년 월지급식 여전채’는 1000억원어치가 모두 판매됐으며, 7월 15일에는 KB금융지주,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 3종의 선순위 채권을 300억원 한도로 판매해 27분 만에 완판하는 기록을 세웠다.
절세를 원하는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저쿠폰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 저금리시기에 낮은 표면금리로 발행된 저쿠폰채권의 경우 최근 금리 상승으로 액면가 대비 채권가격이 많이 하락해 매매차익을 볼 수 있고, 전체 수익 가운데 이자소득세를 내는 이자수익 비중이 적어 세금 부담을 낮추는데 유리하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전 연 4%대의 안정적인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고쿠폰 채권, 세금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저쿠폰 채권을 활용한 투자 아이디어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측은 "채권 이자지급 주기를 다양화해 고객들이 적기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며 "발행사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PB 전문성을 비롯한 자산관리 노하우, 고객과의 오랜 신뢰 등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