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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 표지.이코노미스트 공식 트위터/연합뉴스 |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는 20일(현지시간)자 최신호 표지에 고대 로마 여신처럼 차려입은 트러스 총리가 한 손에는 피자 모양 방패를, 다른 한 손에는 창처럼 긴 포크에 스파게티를 돌돌 만 삽화를 게재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브리튼(Britain·영국)과 이태리(Italy·이탈리아)를 합성해 ‘브리탤리(Britaly)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커버스토리 내고 이 삽화를 실었다.
이는 트러스 총리 집권 이후 영국이 정치·경제 대혼란 속에 이탈리아와 ‘같은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이날 전격 사임을 발표한 트러스 총리를 비꼰 것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는 공식 트위터에서 표지와 관련 "정치적 불안정, 저성장, 채권 시장에 대한 종속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영국의 상황은 이탈리아와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이 어쩌다가 이탈리아와 같은 후진국으로 전락했느냐’는 뉘앙스에 이탈리아 측에선 분노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니고 람베르티니 주런던 이탈리아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 표지가 "고리타분한 고정관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람베르티니 대사는 "스파게티와 피자가 세계에서 가장 선호되는 음식이긴 하다"면서도 "이탈리아가 유럽에서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제조업 강국인 점을 반영해 다음 표지는 항공우주, 생명공학, 자동차 또는 제약 부문에서 선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은 이탈리아를 훨씬 더 정확하게 설명해줄 것"이라며 "이탈리아 경제 모델에 당신(이코노미스트 편집자)이 감탄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트윗은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유력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도 리트윗했다.
이코노미스트 표지는 영국 내부에서도 비판을 불렀다.
런던 소아즈대학(SOAS)의 안토니오 안드레오니 개발경제학 교수는 트위터에 "기술적으로 잘못됐고, 창의적이지도 않다"며 "영국에서 우리가 처한 혼란은 매우, 매우 영국적"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코노미스트 표지는 계급주의적인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고, 여전히 깊은 식민지 정신이 깃든 영국 엘리트들의 산물이다. 영국의 상황은 피자와 스파게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영국 너만 엉망진창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