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삼성-한투 기자간담회 5번...새 브랜드, 향후 전략 발표
ETF 점유율 미래에셋 '맹추격', KB '위기의식'...지각변동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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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각 사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두 운용사가 앞다퉈 간담회를 개최,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및 향후 전략을 홍보하는 등 점유율 경쟁에 불을 붙였다. ‘라이벌’ 격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ETF 시장 점유율 각각 2위, 3위로 굳건한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향후 이러한 추이가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신상품 출시 기자간담회에 이어 이달 17일에도 ‘Kodex(코덱스)’ ETF 출시 20주년 기념 간담회를 개최했다. 19일 파트너사인 앰플리파이 CEO 방한 기자간담회까지 합치면, 하반기에만 기자간담회를 세 번 연 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달 14일 새 ETF 브랜드를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으며, 이달 6일 신상품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올 하반기 두 운용사의 눈에 띄는 행보는 ETF 시장 점유율 ‘라이벌’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일 기준 43.72%로 1위며, 올 연초(42.20%) 대비 1.42%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37.49%)이 동 기간 2%포인트 가까이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바짝 뒤쫓고 있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주식형 ETF 순자산총액은 이미 추월당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액티브·채권형·자산배분형 ETF를 중심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추격을 떨치겠다는 계획이다. 미래 트렌드를 이끌어 갈 해외투자 상품 공급을 더욱 확대하고, 우수한 액티브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하며, 고금리 시대를 맞아 채권형 시장을 키우고, 투자 솔루션이 내재된 자산배분형(TDF·TRF·채권혼합형 ETF) 상품을 지속 출시하겠다는 의미다.
김두남 삼성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쟁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의 사업 철학과 기조를 바꿀 생각은 전혀 없으며, 설사 점유율이 뒤지더라도 거기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혀, 어느 정도 점유율 경쟁을 의식한 모습을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당분간 월배당 ETF를 주 전략으로 신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굳이 외부 행사를 통해 이를 홍보하지는 않고 있다. 실제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기존 보유한 몇 가지 상품의 분배금 지급 주기를 월 분배로 변경한 가운데, 미국 시장에 커버드콜 월배당 ETF를 신규 출시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시의 적절한 상품 전략을 통해 투자자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필요시에는 기자간담회 등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4위 한국투자신탁운용(4.00%)은 시장 점유율이 연초 대비 0.6%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시장 과반을 차지하는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점유율을 계속해서 키우고 있는 데다, 비우호적 금융환경이 순자산총액을 더욱 깎아 먹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ETF의 아버지’ 배재규 대표의 부임 첫해인 이상 ETF 부문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둬야만 하는 부담감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브랜드를 에이스로 바꾸고 저비용·장기·분산투자에 적합한 상품들을 계속해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지난 상반기 대대적인 ETF 조직개편을 실시한 것처럼, 현재도 ETF 사업부를 키우기 위해 인재 영입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인 점은 3위 KB자산운용(6.87%)과의 차이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KB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연초(8.01%) 대비 1.13%포인트나 하락해, 내년 3위의 주인공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KB자산운용은 이달 6일 내부적으로 비전 선포식을 개최해 목표를 ‘2025년 시장점유율 20%’로 잡고 로드맵을 설정했다. ‘업계 최저보수’를 중심으로 채권·대표지수·월배당 ETF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대표지수 ETF 보수를 업계 최저로 인하하고 테마형 ETF를 발 빠르게 출시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며 "채권형, 대표지수, 월지급형 ETF를 통해 2025년까지 점유율 2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