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불 꺼진 양주 옥정신도시 가보니…미분양 공포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23 10:49

사람도 상가도 ‘텅텅’…미분양 공포 덮칠라
HUG, 미분양관리지역 지정…규제해제도 무의미
아파트 가격도 대단지 중심으로 급전직하中
향후 입주물량 폭탄 예고… 미분양 공포 더 커질듯

양주옥정공원 아파트

▲금요일 저녁 20시 경기도 양주시 옥정중앙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경기도 양주시 옥정신도시가 미분양으로 빈집이 가득하다. 집값은 속락하고 입주율이 떨어지면서 저녁이 되면 우울한 유령도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게다가 양주시는 최근 약 2년 만에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신도시 분위기가 한층 더 무거워진 느낌이다. 특히 서울 출·퇴근자들이 직주근접에 불편을 겪으며 추가 인구 유입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 깔끔한 신도시, 그러나 차 없이는…

지난 21일 기자가 찾은 양주 옥정신도시는 아파트 단지 대부분 불이 꺼져 있고 거리는 조용하며 상가 분위기는 밝지 않다. 거주민들이 퇴근 후 소소하게 ‘저녁 있는 삶’을 즐기고 있지만 ‘불금’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도시에 전혀 활기를 찾기 힘든 모양새다.

아파트 대단지 밀집 지역에서 약 20분 정도 도보로 이용이 가능한 옥정중앙공원에서의 야경은 가히 절경인데 몇몇 거주민만 누릴 뿐이다. 워라밸이 중시되는 사회에서 인프라를 즐기기 좋은 도시임에도 아직은 서울 수요를 소화하지 못한 전형적인 신도시 초창기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상가 사람

▲옥정신도시 상권 전경. 금요일 저녁인데도 가게에 손님이 대부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김준현 기자

옥정신도시 아파트에 거주 중인 신혼부부 A씨는 "집 근처에서 이 정도 힐링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다만 GTX-C 개발 예정(덕정역)이나 7호선 신설(도봉산~옥정 연장) 등 교통 인프라가 아직 없어 여전히 서울 출·퇴근자들에겐 하루가 고단하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까지 출·퇴근하는 A씨는 직행좌석버스 G1300번과 추가 환승을 포함해 왕복 3시간 30분을 도로에서 낭비한다. 간혹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때는 세종-포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왕복 2시간40분 정도 소요돼 약 1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그러나 거리가 왕복 110km에 달해 유지비를 무시할 수 없다.

직주근접에 만족하는 이들은 경기북부 주변 직장인들 정도였다. 포천시청에 근무 중인 공무원 A씨는 "자동차로 움직이면 20분이면 갈 수 있다"며 "최근 직장동료들이 포천에서 옥정신도시로 이사를 많이 왔다"고 전했다.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지만 결국 서울에 살고 있는 수요자를 잡을 수 없다면 옥정신도시는 베드타운으로만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옥정신도시 인근 공인중개업소 A대표는 "양주 옥정신도시는 2기 신도시 중에서 가장 늦게 뜬 지역이기에 아파트 가격이 저렴하지만 서울 직장인들에겐 아직 매력이 없다"며 "투자자가 아닌 실수요자로서의 서울 출·퇴근자가 경기북부에 거주를 했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할 거라 예상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사 중 아파트

▲옥정중앙공원 주변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벌써부터 미분양인데 입주물량은 폭탄예고

경기 양주시가 약 2년 만에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며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포비아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분양관리지역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미분양 가구 수 500가구 이상인 시·군·구에서 미분양 증가 및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등 4개 요건 중 1개 이상을 충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양주는 평균 초기 분양률이 저조하고 예년 대비 미분양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는 3180가구다. 이 가운데 양주가 914가구로 경기 28개 시·3개 군 중 전체에서 혼자 약 29%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주 미분양 상황이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양주에 공급되는 물량은 8763가구다. 적정 수요로 분석되고 있는 1196가구의 7배를 웃돈다. 특히 2025년까지 2만1832가구(평균 5458가구) 대규모 입주물량도 예고돼 미분양 공포가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미분양이 발생한다는 것은 분양가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HUG가 타이트하게 관리하는 것이다"며 "미분양관리지역의 신규분양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다"고 진단했다.



◇ GTX-C 호재 선반영…1년 만에 상승분 반납 중

기존 아파트 가격은 더 급락 중이다. 특히 옥정신도시 대단지 아파트 가격이 대략 1년 만에 약 2억원이 뚝 떨어지는 등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는 지난해 9월 24평이 4억9800만원(18층)에 거래됐는데 이달 3억원(5층)에 거래돼 1억9000만원이 빠졌다.

e편한세상옥정어반센트럴 29평은 지난해 9월 5억4700만원(7층)에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3억7000만원(19층)으로 1억7700만원이 빠졌다. 특히 양주옥정대방노블랜드 33평은 지난해 2월 7억2410만원(28층)이었는데 지난 8월 5억1500만원(32층)으로 2억910만원이나 빠진 가격으로 거래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양주는 당분간 지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일 확률이 높아 보인다"며 "서울 주택수요의 양주시 유입은 과거와 달리 남양주나, 구리, 고양시, 하남 일대 대규모 택지개발이나 2~3기신도시 개발로 수요가 분산되며 양주로 유입되는 수요가 제한적인 모습도 있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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