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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채권시장 ‘돈맥경화’ 현상이 카드사까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장기 기업어음(CP) 등으로 조달 창구를 만들고 있지만, 당분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달 카드채 발행 규모는 신한카드 1200억원, 하나카드 1000억원, 삼성카드 100억원, 현대카드 200억원 등 2500억원에 불과하다. 이달 카드채 만기 규모가 1조65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5% 수준이다.
카드채 발행 금리도 급등했다. 카드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연 2.3%대에서 연 5.7%대(AA+기준)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삼성카드(신용등급 AA+)가 지난 18일 발행한 3년물 카드채는 연 5.612%로 올해 2월 발행(연 2.9%대)했을 때 보다 2.7% 급등했다. 현대카드(신용등급 AA0)가 이달 13일 발행한 3년물 카드채도 연 5.7~5.8%, 지난달 9월 발행한 5년물 카드채는 연 6%를 기록했다.
현대카드, 롯데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 모두 현금상환액이 카드채 발행액을 초과했다. 이달 들어 카드채의 순발행액은 -5100억원이었다.
국내외 긴축정책에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한 탓에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까지 터지면서 카드채 발행이 급격히 경색된 형국이다.
카드업계는 자금 조달 창구를 넓히기 위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CP, 자산유동화증권(ABS),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카드사의 CP 발행 규모는 3조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5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KB국민카드는 오는 28일 3년물 500억원, 5년물 200억원 등 총 700억원 규모로 장기 CP 발행할 예정이다. 해당 CP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현금서비스 및 신용판매 가맹점대금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신한카드는 이달 총 1900억 규모의 장기 CP를 발행했다. 회차별로 보면 1년 5개월물 500억원, 1년11개월물 900억원, 3년3개월물 200억원, 5년물 300억원 등이다.
카드업계에서는 11월 위기설도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하면, 카드사의 자금 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사채(여전채)를 발행하거나 회사채와 장기CP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모든 조달 수단이 사라졌다"며 "추가 금리 인상까지 겹친다면 수급 상황은 악화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