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찰 '하세월'…면세점만 ‘속 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26 17:04

인천공항, 관세청과 스마트면세점·사업권 협의 길어져



내부에선 연말 공고 목표 불구 업계 "일정 기약 없어"



TF팀 꾸려놓고도 전략 손도 못대 "엔데믹 호기 놓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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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면세점 입찰 공고가 이르면 이달 중 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무런 기미가 보이지 않자 국내 면세점업계가 속을 태우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측은 표면적으로 관세청과 입찰 조건을 두고 아직 협의가 마무리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양측의 입찰 협의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인식이 업계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입찰 공고 일정이 사실상 기약 없이 허공에 떠있는 상태인 것이다.

26일 인천공항공사와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지연되고 있는 면세점 입찰 공고에 대해 "관세청과 ‘스마트 면세점’ 플랫폼 구축과 면세점 사업권 조정 등 세부적 조건을 협의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스마트 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가 공항에 입점해 있는 면세점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모바일 통합 앱을 만들겠다는 구상 하에 추진 중인 플랫폼이다.

기존 인터넷면세점의 경우 시내면세점 온라인 서비스로 온라인 구매 후 인도장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항공기 출발 3시간 전까지만 이용 가능하지만 이번 스마트 면세점의 경우 항공기 출발 30분 전까지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의 면세품 조회·예약·구매 서비스 제공을 통해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스마트 면세점 구축 외에도 화장품과 주류 등 제1터미널과 2터미널 내 면세점 사업권 조정을 두고 협의가 끝나지 않아 공고 일정을 좀처럼 가늠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매주 공항공사와 관세청 관련 담당 부서 관계자들이 모여 면세점 입찰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내부적으론 공항입찰 공고를 금년 중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인천공항공사 내부에서 면세점 입찰을 빨리 진행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강(强)달러 여파로 엔데믹(감염병 풍토병화)에도 면세점의 상황이 좋지 않아 입찰이 흥행할지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인천공항공사가 입찰 공고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최근에도 140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장중 1422.2원까지 올라가며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3년 6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역시 원·달러 환율은 1428.5원에 개장했다. 이같은 고환율 여파로 면세품 구매 메리트가 사라지며 업계 고민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속이 타지만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은 앞서 3차례나 무산됐음에도 올해 들어 엔데믹과 거리두기 해제로 해외 여행이 다시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맞춰 재개 예정인 공항면세점 입찰을 위해 면세점업계는 이미 TF(태스크포스)팀을 다 꾸려놓은 상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12월이고, 지금은 이마저도 넘어갈 거라는 얘기도 많다"며 "공고가 나와야 전략을 짜든지 할텐데 지금 전혀 그런 게 없어서 애만 태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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