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까지 줄줄이 어닝쇼크인데...외국인 ‘바이 코리아’ 계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27 17:25

코스피 2280선 마감, 외인-기관 ‘순매수’

한국 증시 저평가 매력도 부각...환율 9.6원↓



연준 정책전환 기대감 시기상조

내년 기업들 실적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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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SK하이닉스부터 삼성전자까지 기업들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외국인은 국내 주식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3% 급락하면서 국내 주식의 저가 메리트가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언제쯤 완화될 지 예상하기 어렵고, 기업들의 실적이 내년에도 추가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9.22포인트(1.74%) 오른 2288.7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16.51포인트(0.73%) 오른 2266.07에 개장해 고점을 높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각각 5149억원, 379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상승장을 견인했다. 개인은 홀로 86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간밤 미국 빅테크 기업의 3분기 실적 둔화로 나스닥 종합지수가 전일 대비 2.04% 하락했고, 국내 기업들 역시 줄줄이 어닝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매수세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이 각각 5434억원, 31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은 홀로 86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특히 최근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눈에 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71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9월 한 달 간 2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11.92포인트(1.74%) 오른 695.09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42억원, 532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개인 홀로 169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9.22포인트(1.74%) 오른 2,288.78로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6원 내린 달러당 1,41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연합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코스피가 반등한 것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39% 감소한 10조852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조65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3% 급감했다. 그럼에도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무려 1조40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어 SK하이닉스(8550억원), 삼성SDI(6382억원), LG에너지솔루션(374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반도체, 2차전지에 집중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3% 급락하면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도가 커진데다 원/달러 환율 강세가 주춤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6원 내린 1417.0원에 마감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실적은 부진하지만,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매력도가 존재한다"며 "신규 외인 입장에서 환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하락세를 보인다면, 코스피는 주가 반등 및 환차익 두 가지 부분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가운데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은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1.9%, 5% 성장하면서 3분기 성장률을 이끌었다. 4분기 성장률이 0%를 중심으로 마이너스나 플러스 범위에 있다면 연간 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치(2.6%)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코스피가 추가로 반등할 여지는 적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의 통화긴축이 언제쯤 정점을 지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의 외국인 매수세도 보수적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에 수출 둔화로 기업들의 실적 감소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기조가 언제쯤 바뀔지 예단하기 쉽지 않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내년에 얼마나 감소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다"며 "다만 올해 내내 코스피가 급락한 만큼 연말에는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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