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메리츠 내년 코스피 2000~2650 전망
금리인상 이어지나 물가안정·긴축완화·반도체개선으로 회복세
작년에도 상저하고 전망..."변수 감안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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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내년 국내 증시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1분기까지 지속되는 통화 긴축과 금리인상으로 지수가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는 대로 회복을 시작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반등한다는 것이다. 단 작년에도 이와 비슷한 전망이 나왔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로 올해 내내 하락장이 계속된 만큼, 예상치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각 증권사로부터 2023년 코스피 시장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관련 리포트를 발표한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에 따르면, 내년 코스피 지수는 상반기 저점을 찍고 하반기 반등하는 ‘상저하고’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 밴드 2000~2650을, 메리츠증권은 2100~2600을, 키움증권은 2000∼2600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나왔던 올해 코스피 지수 예상과 비슷한 흐름이다. 작년에도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 지수의 상고하저 움직임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예상치 못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고물가·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코스피 지수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올해 코스피 밴드를 2800~3400선으로 봤지만, 현재는 그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2200~2300선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시점 발표되는 내년 전망 역시 여러 가지 변수 발생을 염두에 두고 참고용으로만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년 올해 코스피 지수에 대해 상저하고 예상이 많았지만,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여러 이슈를 반영해 예상치를 수정해왔다"며 "변수에 따라 내년 지수도 예상처럼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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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투자증권 |
주목해야 할 주요 이슈도 일부 차이를 보인다. 올해는 인플레이션 우려·금리인상·코로나19·대선 등이 중요했지만, 내년에는 고물가에 대한 통화정책 완화 여부가 더 중요해졌고 반도체 업황 개선 여부도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계속되는 고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기조 이슈가 이어지며 최소 1분기까지는 코스피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분기부터 물가가 안정을 찾는 대로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이고, 그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도 더뎌지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나긴 긴축사이클이 끝을 보이는 것이다. 금리인상 속도가 느려지는 대로 시장금리도 하락세를 보일 경우, 원·달러 환율도 1400선 아래로 안정을 찾아 외국인 순유입이 살아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긴축사이클과 함께 침체기를 겪고 있는 반도체 업황도 하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반도체 업황은 국내 제조업계의 주요 지표 역할을 하는 만큼, 시장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가 보인다. 이런 흐름에 따라 내년 주목할 업종은 은행, 증권 등 금융주와 고금리 여파로 낙폭이 확대됐던 성장주가 꼽히고 있다.
인플레이션의 한 요인이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모든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선반영됐으며,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러시아의 에너지 제재의 근본적인 원인인 대러시아 경제제재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예고된 분쟁이라면 국가 간 충돌 본격화는 금융시장 패닉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