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영향 행사 축소 진행
한종희 부회장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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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삼성전자가 창립 53주년 행사를 조용하고 엄숙하게 진행했다. ‘이태원 참사’ 애도 기간임을 고려한 조치다. 지난달 27일 승진한 이재용 회장도 불참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3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고인들을 기리는 차원에서 당초 계획했던 내부 축하 공연을 취소했다. 행사에 앞서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했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13일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발했다. 1988년 11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이후 창립기념일을 현재의 11월1일로 바꿨다.
한 부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사를 통해 "어려울 때일수록 진짜 실력이 발휘된다"며 "삼성전자의 저력과 도전 의지를 바탕으로 또 한 번 새롭게 변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나가자"고 했다.
그는 특히 △한계 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한 신성장 △고객 중심의 핵심 경쟁력 재정의 △지속가능경영의 적극적인 실천 △소통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한 부회장은 "새로운 기회 영역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메타버스 등에서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바꿀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 성장 모멘텀을 확대해 나가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술 혁신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미래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자"며 "선구적인 준법정신과 문화가 삼성전자의 기본 가치로 자리 잡도록 적극 동참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예년처럼 창립기념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이례적으로 영상 메시지를 냈다. 이 회장은 당시 "도전과 기술, 상생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을 만들자"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5일 부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 2주기에 사장단과 만나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승진 이후에는 별도의 취임사 없이 사내게시판에 해당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 회장은 "안타깝게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할 때"라며 "창업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며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했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