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주택에 꽂힌 건설업계…국내 공공주택 조성 ‘활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08 14:58

용인에 국내 최고 높이로 준공 코 앞



세종에 국내 최대 규모로 건립 추진



대형 건설사들, 모듈러 공법 공동연구·개발 협약 맺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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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6-3생활권 통합공공임대 모듈러 주택 ’조감도. 포스코A&C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학교 등 공공건물에 주로 활용된 모듈러 건설 방식이 국내 주택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최고층, 최대 규모 모듈러 주택이 증가하는 등 정부에서도 사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어 관련 주택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6-3 생활권에 모듈러 통합공공임대주택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단지 내에 조성되는 ‘세종 6-3 생활권 통합공공임대주택’은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하는 주택 중 세대수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최근에는 국내 모듈러 전문회사 포스코A&C를 해당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포스코A&C는 원룸형 소형주택이 주류를 이루던 모듈러 주택에서 나아가 최대 44㎡ 규모의 2-Bay의 중소형 가구의 모듈러를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 국내에서 모듈러 주택은 저층 위주로 지어졌으나 10층 이상 고층 모듈러 주택도 곧 탄생할 전망이다.

내년 중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용인영덕 A2BL 경기행복주택’은 국내 최고층(13층) 모듈러 주택이다. 경기 용인 기흥구에 지하 1층~지상 13층, 1개동, 총 106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국내 최초로 13층 높이로 지어지는 만큼 업계의 관심도 높다. 해당 주택 수주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7월 견본주택 품평회를 열고 모듈러 견본주택에 대한 마감 품질을 평가했다.

모듈러공법은 불확실성이 높은 현장 대신 공장 등 안정성이 높은 공간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으로 옮겨오는 방식을 말한다. 공장생산건축(Off-Site Construction, OSC) 분야의 한 기술공법이다. 즉, 현장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다.

모듈러공법으로 건축하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건설 폐기물을 줄여 탄소 저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건설업의 난제였던 낮은 생산성, 안전, 품질 문제 등을 극복할 수 있어 각광받는 건설 방식이다.

하지만 국내 모듈러 시장은 낮은 인지도와 제도적 어려움 등으로 해외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모듈러주택을 ‘컨테이너 주택’ 정도로 치부하는 인식이 강한 탓에 공공주택 등에 활발하게 공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모듈러 시장이 정체된 동안 글로벌 모듈러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모듈러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9% 내외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글로벌 모듈러 시장 성장세에 대형건설사들도 모듈러 주택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9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포스코건설, 포스코A&C는 최근 국내·외 모듈러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 위해 ‘모듈러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사는 협약을 통해 모듈러의 상품성 향상을 위한 공동연구·개발에 나서기로 했으며 국내는 물론 중동 등 글로벌 모듈러 시장 개척에도 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제2센터’를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성공적으로 준공한 바 있으며 포스코건설과 포스코A&C는 평창 동계올림픽 미디어 레지던스 호텔, 옹진백령 공공실버주택 등을 모듈러 공법으로 건설한 경험이 있다.

국내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도 모듈러 공법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서울 중화동에 분양 중인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현장에 모듈러 공법을 활용한 가설사무실을 설치했다. 지난 2020년 인천 부평 SK뷰 해모로 아파트 건축현장에 설치해 사용하던 사무실을 서울로 옮겨 재사용하는 방식이다. 모듈러 공법으로 설치한 사무실은 모듈을 분리, 다른 현장에 재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폐기물 발생을 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모듈러 시장 활성화에 정부도 발벗고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발표한 270만가구 주택 공급 계획을 담은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에서 모듈러 주택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모듈러 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청년·고령자복지주택 등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높이제한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은 현장 제작 비중이 적은 탈현장 형태이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고 안전한 데다 폐기물을 줄여 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ESG 강화’ 흐름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며 "하지만 제도적으로 아직 대중화하기에는 규제나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관련 제도가 마련되면 모듈러주택 사업은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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