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 17.8% 역대 최저치
매매 거래량 떨어지니 알짜주택도 연속유찰
채무자, 금리압박으로 진행건수는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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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안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9일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률은 17.8%로 나타났다. 9월(22.4%) 대비 4.6% 하락한 수치로 이는 역대 최저치다. 전국 평균 아파트 낙찰률이 36.5%이고 경기 31.9%, 인천 26.5%와도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뚝 떨어진 것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게 나온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 거래량은 277건으로 지난 9월 613건 대비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이날도 서울남부지방법원 아파트 4건이 진행됐지만 모두 유찰됐다. 시세 대비 감정가 차이가 없다 보니 아파트 경매자가 덤벼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나온 물건을 보면 독산동 한신아파트는 감정가 9억6500만원(129㎡)에 나왔지만 현재 같은동 시세가 10억원~11억원이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내달 7일 경매에선 7억7200만원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같은 법원에서 신길동 우성아파트(10억300만원), 화곡동 성재센트리움(2억500만원) 등의 물건이 나왔으나 각각 10억2000만원, 2억1500만원 시세 대비 거의 차이가 없어 유찰됐다.
유찰 한 번은 이제 기본이다. 이달 초에는 벌써 두 번 이상 유찰된 아파트도 발견됐다. 특히 알짜 아파트에서 유찰이 반복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주변 시세 대비 나쁘지 않은 가격임에도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달 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나온 동작 사당우성 아파트는 감정가 14억93000만원에 처음 유찰된 뒤 이달 11억9400만원에 나왔지만 이 역시 유찰됐다. 현재 서울 사당우성아파트의 경우 최근 실거래가격이 14억6000만원에 나왔고 호가 역시 14억3000만원인데도 더 낮은 가격을 원하는 모양새다. 내달 7일 최저 매각가 9억5552만원에 세 번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나온 노원 상계현대1차 31평은 감정가 7억1900만원에 처음 유찰된 뒤 이달 5억7520만원에 나왔지만 또 유찰됐다. 내달 6일 최저 매각가 4억6016만원에 세 번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낙찰을 장담할 수 없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에서조차 더 저렴하게 사야한다는 인식이 강해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경매시장마저 좋은 기회가 왔음에도 금리 등 외부 영향으로 낙찰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낙찰가율도 떨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낙찰가율 역시 전달(89.7%)보다 1.1%포인트 낮은 88.6%를 기록해 올해 7월부터 매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4명)보다 1.4명이 감소한 2.6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참여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또 한 번의 기준금리 빅스텝(한번에 0.5%p) 인상이 단행되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된 모습이다.
반면 매물이 계속 쌓이다 보니 진행건수는 9월 67건 대비 10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채무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무더기로 경매에 물건을 내던지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