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경매시장까지 전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09 13:58

10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 17.8% 역대 최저치
매매 거래량 떨어지니 알짜주택도 연속유찰
채무자, 금리압박으로 진행건수는 크게 늘어

서울 아파트 전경 ㄷㄷㄷ

▲서울 안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 아파트 거래가 꽁꽁 묶이면서 경매시장까지 전이되는 분위기다. 최근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서울 지역 낙찰률이 역대 최저치로 경신됐다. 일각에선 아파트 경매시장마저 빙하기에 들어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9일 발표한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률은 17.8%로 나타났다. 9월(22.4%) 대비 4.6% 하락한 수치로 이는 역대 최저치다. 전국 평균 아파트 낙찰률이 36.5%이고 경기 31.9%, 인천 26.5%와도 크게 비교되는 수치다.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뚝 떨어진 것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게 나온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매매 거래량은 277건으로 지난 9월 613건 대비 절반 이상 뚝 떨어졌다.

이날도 서울남부지방법원 아파트 4건이 진행됐지만 모두 유찰됐다. 시세 대비 감정가 차이가 없다 보니 아파트 경매자가 덤벼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나온 물건을 보면 독산동 한신아파트는 감정가 9억6500만원(129㎡)에 나왔지만 현재 같은동 시세가 10억원~11억원이기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내달 7일 경매에선 7억7200만원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같은 법원에서 신길동 우성아파트(10억300만원), 화곡동 성재센트리움(2억500만원) 등의 물건이 나왔으나 각각 10억2000만원, 2억1500만원 시세 대비 거의 차이가 없어 유찰됐다.

유찰 한 번은 이제 기본이다. 이달 초에는 벌써 두 번 이상 유찰된 아파트도 발견됐다. 특히 알짜 아파트에서 유찰이 반복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주변 시세 대비 나쁘지 않은 가격임에도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이달 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나온 동작 사당우성 아파트는 감정가 14억93000만원에 처음 유찰된 뒤 이달 11억9400만원에 나왔지만 이 역시 유찰됐다. 현재 서울 사당우성아파트의 경우 최근 실거래가격이 14억6000만원에 나왔고 호가 역시 14억3000만원인데도 더 낮은 가격을 원하는 모양새다. 내달 7일 최저 매각가 9억5552만원에 세 번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또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나온 노원 상계현대1차 31평은 감정가 7억1900만원에 처음 유찰된 뒤 이달 5억7520만원에 나왔지만 또 유찰됐다. 내달 6일 최저 매각가 4억6016만원에 세 번째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지만 낙찰을 장담할 수 없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매시장에서조차 더 저렴하게 사야한다는 인식이 강해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경매시장마저 좋은 기회가 왔음에도 금리 등 외부 영향으로 낙찰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낙찰가율도 떨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낙찰가율 역시 전달(89.7%)보다 1.1%포인트 낮은 88.6%를 기록해 올해 7월부터 매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월(4명)보다 1.4명이 감소한 2.6명으로 역대 가장 낮은 참여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또 한 번의 기준금리 빅스텝(한번에 0.5%p) 인상이 단행되면서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매수세가 극도로 위축된 모습이다.

반면 매물이 계속 쌓이다 보니 진행건수는 9월 67건 대비 10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선임연구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채무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무더기로 경매에 물건을 내던지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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