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모든 숙제가 풀렸다”…8년 만에 촉진계획안 통과, 한남4구역 가보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17 15:38

곳곳에 축하 현수막 내걸려…최고 23층, 2167가구로 탈바꿈



조합 설립 이래 8년 만의 성과…내년 상반기 건축심의 목표



한남 일대 부동산 가치 급등 기대…4구역 내 매물 자취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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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4구역 내 재정비촉진계획 통과를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걸려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김다니엘 기자] "드디어 모든 숙제가 풀렸다."

17일 서울 내 노른자위로 꼽히는 한남4구역에서 본지 기자가 만난 주민들은 지난 15일 재정비촉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심의 통과를 축하하는 대형건설사들의 현수막도 구역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남4구역 사업이 진전을 보이면서 한남뉴타운은 인근 ‘나인원한남’ 등 한남동 고가주택단지와 조화를 이루며 한남 일대 부동산 가치를 일제히 끌어올릴 전망이다.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는 지난 15일 한남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 이를 통해 한남4구역은 최고 23층 이하, 총 2167가구(공공 326가구 포함) 규모로 조성될 계획이다.


◇ 지반고 14.5m→18.5m 상승…신동아아파트는 철거 결정


이번에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촉진계획안의 핵심은 한남4구역 장문로 일대 저지대 상습 침수를 해결하기 위해 지반고를 14.5m에서 18.5m로 높이고 4구역에 속한 보광동 신동아아파트를 전면 재개발하는 등의 내용이 주요 골자다.

언덕이 많은 한남뉴타운 내 타 구역과 달리 한남4구역은 상대적으로 평지가 많은 저지대 형태로 침수가 잦다. 특히 한남4구역을 관통하는 장문로 일대는 상습침수구역으로 내수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있는데 지반고 상승을 결정함으로써 이 구역의 상습 침수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남4구역 내 유일하게 200가구가 넘는 아파트 단지인 보광동 신동아아파트(신동아파밀리에)도 리모델링이 아닌 철거 후 전면 재개발로 가닥이 잡혔다. 1992년 준공된 신동아아파트는 올해로 31년째를 맞은 단지로 아직 재건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던 단지다. 이에 서울시는 리모델링을, 조합은 철거를 제안하면서 사업 지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촉진계획안을 통해 전면 재개발로 방향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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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4구역 내 한 골목에 위치한 빌라촌. 사진=김다니엘 기자


◇ 조합 "큰 고비 넘겨 기뻐…내년 상반기 건축심의 통과 목표"


한남4구역은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사업 속도가 가장 더뎠던 터라 재개발에 대한 조합원들의 염원이 컸던 구역이다. 이번 촉진계획안 통과 역시 지난 2014년 12월 조합이 설립된 이후 8년 만의 결과다.

이번 촉진계획안 통과로 한남4구역은 용적률이 210%에서 227% 이하로 완화되고 총 가구 수는 1965가구에서 2167가구로 늘어난다. 2167가구 가운데 공공 326가구를 포함하며 공공주택을 구역 전체에 분산 배치해 동·호수를 분양과 임대 가구가 동시 추첨 형태로 결정되도록 하는 ‘소셜믹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다만 인접해 있는 3구역과의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역 간 협의를 이뤄내야 한다는 과제도 남았다. 앞서 이들 구역은 4구역 지반고 상승 추진이 3구역 가구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서울시와 용산구청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갈등 해소의 물꼬를 텄고 조합 간 협조도 추진되는 상황이다.

민병진 한남4구역 정비사업조합 조합장은 "일단 큰 고비는 넘겼고 인근 구역과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음 단계인 사업시행인가에 가장 집중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건축 심의 통과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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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치이슈가 있었던 한남4구역 내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는 이번 재정비촉진계획 통과로 전면 재개발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다. 사진=김다니엘 기자


◇ 매물 자취 감춰…인근 3구역은 평당 1억원 거래도


촉진계획안 통과로 사업이 급물살을 타게 된 가운데 한남4구역 내 주택 거래는 실종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아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4월 단지 내 최고가인 22억1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거래가 끊겼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남뉴타운 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에서는 빌라(연립·다세대)가 평당 1억원까지도 거래된 바 있다.

한편 이번 재개발이 완료되면 한남4구역 인근 가구당 100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주택 단지인 ‘나인원한남’ 등과 어우러지면서 한남 일대 부동산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동아아파트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면 재개발로 결정되면서 사업 지연 요소가 해결됐기 때문에 차질 없이 진행만 된다면 한남동 고가주택과 함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신분당선 연장 호재도 있고 용산 개발 호재도 있어 4구역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giryeong@ekn.kr·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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