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 매각 추진..."유동성 추가 확보 목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18 15:14
다올투자증권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태국 법인 매각을 추진한다. 최근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는 시장 상황과 맞물려,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해외법인 매각이란 자구책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태국 내 증권업 등을 영위하는 다올 타일랜드(Daol Thailand PCL) 매각에 착수했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복수의 원매자와 개별 물밑 접촉을 시작한 상태다. 시장에선 KB·신한·하나·우리 등 은행계열 금융지주를 비롯해 미래에셋·한국 등 증권계열 금융지주의 인수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현지 증권사인 파이스트(FAR EAST)를 인수하며 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20년 지주사로 전환해 현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도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다올 타일랜드는 자기자본 약 380억원 규모의 지주사로 증권사(Daol Securities)·자산운용사(Daol Im)·리츠(Daol Reit Mgt)·여전사(Daol Lend)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연결기준 85억원, 자산 규모는 1500억원 정도다. 핵심 자회사는 단연 증권이다. 최근 3년 이내에 설립된 다른 자회사들과 달리 증권은 1997년에 설립돼 약 25년의 업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1100억원을 넘지 않는 현지 15개 중소형 증권사 중 이익 규모 4위, 자기자본이익률(ROE)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이익 창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의 별도 자기자본은 200억원 정도다. 리테일 브로커리지를 비롯해 기관 브로커리지, IB, 자산관리(WM) 등 전방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래 수수료에 의존해온 태국의 다른 현지 증권사들과 달리 고액 자산가 중심의 WM 영업, 채권 등 발행 주관 IB 업무로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다올투자증권은 다올자산운용과 함께 다올 타일랜드 지분 69.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현지 경영진과 개인 자격의 우호지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미정이다. 다만 시장에선 다올금융그룹(증권 60.49%·운용 9.40%) 측이 보유한 지분에 대해 약 1000억원 안팎의 인수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 타일랜드의 장점은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유일하게 보유한 태국 현지법인이란 점이다. 국내 증권사가 태국 현지 증권사들과 제휴를 맺은 사례는 있지만 직접 진출해 현지화된 영업을 영위하고 있는 곳은 다올투자증권 뿐이다.

태국은 아세안 10개국 중 인도네시아에 이은 경제 대국이다. 주식시장 규모는 시가총액 기준 한국의 3분의 1로 베트남보다 2배 이상 크다. 다만 왕정국가라는 태국의 특수성에 기반해 민주화 시위 등 정치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점은 고려될 사안으로 꼽힌다.

금투업계에서는 이번 매각 시도가 다올금융그룹이 현재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자금 확보 목적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다올 측에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혹과 달리 보유한 유동성은 충분하며, 추가적인 확보를 위한 매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장기적인 불안정한 시장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 사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으로 우량 자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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