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대 은행 예대금리차 0.4%p 축소
수신금리 인상에 예대금리차 큰 폭 줄어
당국, 수신금리 경쟁 제동…금리 높이던 은행 난감
"당국 눈치볼 것…은행별 특성 더 반영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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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10월 은행권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축소됐으나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요청에 따라 예대금리차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지난 8월부터 은행권은 전월의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고 있는데, 공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10월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전반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5대 은행의 10월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는 1.1%포인트로 전월의 1.5%포인트 대비 0.4%포인트 축소됐다.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1.4%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0.4%포인트 줄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0.7%포인트로 가장 낮았다. 전월에 비해서는 0.5%포인트 줄었다. 우리은행 가계 예대금리차가 0.98%포인트로 전월 대비 0.69%포인트나 축소됐고, 하나은행은 0.99%포인트로 0.19%포인트 줄었다. 신한은행은 1.07%포인트, 농협은행은 1.6%포인트로 전월 대비 0.47%포인트, 0.3%포인트 각각 축소됐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 예금 금리를 올리면 대출 금리가 동시에 오르는 만큼 은행권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에 제동을 건 것으로, 예대금리차 축소를 위해 수신금리를 높이던 은행권은 난감하다는 표정이다.
지난 10월 가계대출 금리만 보면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4개 은행이 전부 올랐다.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금리가 5.18%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내렸다. 반면 하나은행(5.06%)은 0.3%포인트, 농협은행(4.88%)는 0.24%포인트, 신한은행(5.22%)은 0.16%포인트, 국민은행(4.85%)는 0.13%포인트 각각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예대금리차가 좁혀진 것은 저축성수신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보면 전월 대비 저축성수신금리는 우리은행 0.68%포인트, 신한은행 0.63%포인트, 국민은행 0.63%포인트, 농협은행 0.54%포인트, 하나은행 0.49%포인트씩 상승하면서 예대금리차 축소에 기여했다. 5대 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4.9%에서 5%로 0.1%포인트 확대됐고, 평균 저축성수신금리는 3.4%에서 4%로 0.6%포인트나 커지면서 전체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가 줄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되면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빠르게 높였는데, 앞으로는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요청이 내려온 만큼 예대금리차 공시가 의미가 없게 된 것이 아니냐"며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 인상을 지속하겠지만 당국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대금리차 공시에 대해 은행권에서는 은행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실효성이 낮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은행 성격에 따라 저원가성 예금, 기관 예금, 중금리 대출 비중 등이 많을 수 있는데 이런 세부적인 특성이 공시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어 단순 수치만 보면 억울한 은행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전반적인 대출 금리 수준은 높아지고 있어 금융소비자 개인들이 자신에게 적용받는 금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은행 영업점에서 반드시 상담을 받아야 하는 만큼 예대금리차만 보고 은행을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가 개선되기도 했지만 아직 은행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공시 취지대로 금융소비자가 더 쉽게 은행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공시 내용을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