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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만기가 있는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 ‘안정성’을 무기로 낮아진 투심을 잡기 위해 나섰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가격 하락에도 만기 때 원리금 상환을 통해 안정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금리 흐름에 따라 자본 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유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이 발행한 존속기한 채권형 ETF 8종목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만기채권형 ETF는 편입한 상품의 존속기한에 따라 만기에 자동으로 상장폐지되고, 해당기간 이자와 원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매입 시점보다 금리가 하락한다면 ETF를 팔아 자본 차익을 득할 수 있다.
운용사 별로 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이 출시한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가 가장 눈에 띈다. 다른 자산운용사들이 통상 1~3년 사이로 만기를 설정했는데, NH아문디자산운용은 10년 만기로 구성했다.
‘HANARO 32-10 국고채액티브 ETF’는 10년 만기채권형 ETF로, 국고채 100%를 담아 운영된다. 비교지수는 KAP 32-10 국고채 10년 총수익 지수를 추종하며 국고채 95%, Call 5%로 구성됐다. 국고채 가운데 2032년 11월 이후에 만기 도래하는 채권 중 잔존 만기가 짧은 종목 순으로 편입하고, 주식 관련 채권, 발행 잔액 500억 미만의 국고채 등은 편입 대상에서 제외했다.이는 투자자의 운용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채권은 만기가 다가올수록 초기 투자 시 정해진 수익(Fixed Income)으로 실제 수익률이 수렴하는데, 만기가 길다는 건 투자자가 자신의 수익률을 결정할 수 있는 시간도 길다고 볼 수 있다.
KB자산운용은 ‘KBSTAR 23-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KBSTAR 25-11 회사채(AA-이상)액티브’ 상품을 내놨다. 해당 상품은 이번에 발행하는 ETF 8개 종목 중 유일하게 월 분배금 지급형 상품이다. 신용등급 AA-급 이상의 국내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만기 보유 시 시중은행 예금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KB자산운용은 미국서 전체 채권형 ETF의 90%가 월 분배금 지급 상품인 만큼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월 분배금 지급 ETF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했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일반 투자자와 동시에 개별채권과 유사한 꾸준한 현금 흐름을 추구하는 연금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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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한국거래소. |
가장 높은 만기수익률을 제시한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4-10 회사채(A+이상)액티브’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른 일시적 수급 악화로 펀더멘탈 대비 발행금리가 크게 상승한 공사채와 ‘AAA급’ 회사채 중심으로 6% 전후의 만기수익률을 추구한다. 편입채권에 있어 자금 조달 및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큰 금융채의 비중은 제한한다.
삼성자산운용은 리스크 관리에 철저한 곳 답게 ‘안정성’에 방점을 뒀다. ‘Kodex 23-12 국고채 액티브 ETF’, ‘Kodex 23-12 은행채(AA+이상) 액티브의 존속기한은 2023년 12월까지다.
삼성자산운용은 신용 경색을 대비해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ETF의 존속기한과 유사한 만기의 최고 우량 채권을 각각 선정했다. KODEX 23-12 국고채 액티브 ETF는 무위험등급 국고채에 투자하고, KODEX 23-12 은행채 액티브 ETF는 AAA+등급 특수은행채, 시중은행채에 투자한다. 만기 기대 수익률(YTM)은 각각 연 3.83%, 연 4.88%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23-12 회사채(AA-이상)액티브‘, ’ACE 24-12 회사채(AA-이상)액티브‘ 두 종목의 ETF를 출시했다. 이상품은 AA등급의 회사채에 투자한다. 지난 23년 동안 AA등급 이상의 회사채가 부도난 사례는 없어 투자 안정성도 높다. 현재 기준, 만기존속형 회사채 ETF의 예상 수익률은 연 5~6%다. 한투운용은 유사 등급 내에서도 이자수익이 더 높고 펀더멘탈 대비 저평가된 종목을 선별해 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만기 채권형 ETF는 낮은 장벽에 분산투자까지가능해 투자 유용성이 높다면서도 채권 시장 유동성 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에 ‘원금 보장’ 상품이라는 인식은 버려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기에 수익을 더한 원금을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보험 및 연기금, 퇴직연금 가입자 등 기관·리테일 수요가 높을 것"이라며 "채권형 ETF의 만기보유 및 원리금 상환을 통해 안정적인 기대 수익률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ETF 연구원은 "특정 시점에 같이 만기를 맞는 채권들을 모아 안정성이 부각될 수 있지만, 상장된 동안 금리 흐름에 따라 가격도 움직이게 되는 만큼 자본 차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수익률에 주목하기 보다는 해당 ETF가 어떤 채권을 편입해 운용하는지, 부도 리스크가 존재하지 않는지 등을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