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화재·증권 완전 자회사화에 3사 '상한가'
업황 악화에도 화재·증권 수익성 '탄탄'...편입 후 기업가치↑ 예상
3년간 순익 50% 주주환원에 임직원도 호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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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메리츠금융지주가 메리츠화재,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소식에 3사의 주가가 상한가를 쳤다. 각 사 모두 안정적인 이익을 거두고 있으며, 이번 그룹 완전 편입으로 효율적인 경영 구조까지 확립해 향후 상당한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주주환원정책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메리츠금융지주는 전일 대비 8000원(29.91%) 오른 3만4750원, 메리츠화재는 1만700원(29.97%) 오른 4만6400원, 메리츠증권은 1350원(29.87%) 오른 587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발표된 메리츠화재·증권의 그룹 완전 편입 소식이 3사의 상한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포괄적 주식교환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포괄적 주식교환이란 지주사 설립 등을 위해 자회사의 주식 전부를 지주사에 이전하고, 이를 재원으로 지주사의 주식을 발행해 자회사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을 말한다. 현재 메리츠금융지주는 메리츠화재의 지분을 53.40%, 메리츠증권의 지분을 42.99% 보유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이번 결정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수익성을 양 날개 삼아 통일된 대형 금융 그룹으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로 메리츠화재는 지난 3분기 누적 순익 724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으며, 메리츠증권 역시 얼어붙은 업황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1% 실적을 거두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중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수익성이 지속된다면, 이들을 완전히 품게 되는 메리츠금융지주도 상당한 순이익과 배당이익을 성과에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완전 자회사화에 의한 의사결정 간소화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확립할 수 있고, 계열사 간 재무 유연성을 바탕으로 향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및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자본 배분 결정이나 계열사 임직원 간 의사소통에 시간이 지연돼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친 경험이 있다"며 "최근에는 경영 환경이 굉장히 빨리 변화하기 때문에 투자 기회가 좀 더 극대화되는 현상이 있어서 비효율을 제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금투업계에서도 이번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메리츠금융그룹의 시가총액이 크게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메리츠화재·증권의 편입으로 메리츠금융지주의 기업가치가 13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액주주들도 이날 상한가 기록에 반영된 것처럼 메리츠금융그룹의 미래에 뜨거운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재와 증권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근거로, 메리츠금융지주의 예상 기업가치를 전일 시총(약 3조4000억원) 대비 134% 상향한 8조원을 제시한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기존 2만9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함께 발표한 ‘통 큰’ 주주환원정책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화재·증권의 완전 자회사화가 이뤄지는 2023년 회계연도부터,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들에게 환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각사의 최근 3개년 주주 환원율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최소 3년 이상 지속될 예정이다.
또 다른 이익 당사자인 메리츠화재·증권의 임직원들도 공시 직전이 돼서야 갑작스럽게 소식을 접해 상당히 놀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현 시점에서는 편입이 이뤄지더라도 업무 환경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데다, 향후 더욱 강화될 계열사 간 시너지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회사가 바뀌는 게 없으니 가시적인 경영성과가 나오기 전에는 결정에 대한 타당성을 함부로 논하기 어렵다"며 "매각·합병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고,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임직원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과 주주환원정책은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