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에서 멈추나...국내 요인 강조한 한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24 14:48

기준금리 3.25%로…사상 첫 6차례 연속 인상

금통위원 다수 최종금리 3.5% 제시



"기준금리 인상 기조 변화 국내 상황 고려"

"내년 성장률, 하반기에 2.1%로 회복 전망"

통화정책방향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다수 위원들이 기준금리 최종 수준을 3.5%로 예상했다. 기준금리가 3.25%까지 높아진 만큼 내년 초 적어도 1번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에 국내 물가상황 등 국내 요인을 더 중요하게 봐야한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계적으로 따라가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있은 후 금리인상 기조가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최종금리 고려 대외요인→국내요인으로 바뀌어"


한은은 24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에서 3.25%로 0.25%포인트 높였다. 사상 처음으로 6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높였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나뉘고 있다"면서도 다수 위원들이 3.5%로 제시했다고 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현재 최종금리를 3.5%로 보는 금통위원은 3명, 3.25%는 1명, 3.5∼3.7%는 2명이다.

그는 "지난 10월에 3.5%로 봤을 때와 비교해서 어디에 주안점을 뒀는지 변화가 있었다"며 "10월에는 최종금리를 고려할 때 대외요인에 더 많은 비중을 뒀는데, 이번에는 금융안정, 성장세 둔화를 더 많이 고려해야 한다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측면으로는 5%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수준을 얼마나 높일 지에 따라 외환시장 영향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대외 변동성 요인, 국내 요인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유연성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토의 내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5%대의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11월과 12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라 4%대로 떨어질 수 있으나 내년 초에 다시 5%대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 ‘당분간’의 시기를 약 3개월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3개월 뒤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방향을) 예상은 하고 있지만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12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국내의 11·12월 물가 수준 등을 보고 판단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더라도 한은이 기계적으로 따라가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내 물가가 목표로 하는 물가 수준으로 내려오는 것이 확실해지는 등 국내 상황을 고려해서 금리인상 기조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그때 미 연준 의견을 고려하는 것은 환율 변화 때문이다. 기계적으로 연준을 따라가지는 않는다고 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최종금리 유지 기간과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최종금리 도달 시기조차도 미국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만큼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최종금리가 도달한 이후에도 한은은 물가 수준이 물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신한 이후에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좋다"며 "지금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 "내년 성장률 전망 1.7%, 대외 요인 작용…위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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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 주요국 성장 둔화에 따라 수출이 부진하고 소비 회복세도 완만해지면서 전망치를 낮췄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단 이 총재는 성장률 하락 요인에 대외 요인이 큰 만큼 위기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률 1.7%는 여러 기관들 전망치의 중앙값 정도에 해당한다"며 "주요국 성장률을 미국 0.3%, 유럽 -0.2%, 중국 4.3% 등으로 해외 경제가 우리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보고 보수적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그는 "반기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내년 상반기에 1.3%, 하반기는 2.1%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출이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인데, 반도체가 내년 3분기부터 다시 올라오고 세계 경제가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보면 잠재성장률 2%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금통위 이후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린 후 기준금리 인상을 종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으로 3.5%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 4분기에는 0.25%포인트 금리인하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현재 통화정책 중심은 대외여건보다 내생변수로 옮겨갔음을 확인했다"며 "내년 1분기 3.5%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추가 금리인상 동인은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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