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산 세계박람회인가? 사우디 오일머니인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27 08:00

에너지경제 송영택 산업부장/부국장

송영택

▲송영택 산업부장/부국장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를 두고 사실상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치열한 경쟁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라는 주제로 인류의 발전적 삶의 기록, 기술의 진보, 포용과 공유 등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는 부산 지역에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에 위해 윤석열 정부와 주요기업들이 함께 뛰고 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에 따르면 부산엑스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약 50만 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며, 행사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348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4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함께 18조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당한 경제적 이익과 함께 대한민국은 올림픽, 월드컵, 세계박람회(등록박람회) 등 글로벌 대형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7개국에 안에 들어가는 위상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한다면 한다’라는 정신으로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열심히 달려 왔다.

부산은 현대사회에서 세계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간임에 틀림이 없다. 1950년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피난수도로서 30만명의 도시가 100만명의 피난민을 품은 포용성과 개방성의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 해양문명과 대륙문명이 교차하는 공간으로서 전 세계 환적 2위, 물동량 7위의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 도시이다. 또한 부산아시안게임, 부산국제영화제, 국제게임전시회(G-STAR), APEC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과 전시회 및 숙박시설 인프라를 갖춘 국제도시임을 인정 받고 있다.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명분과 비전, 능력을 갖춘 도시임에 틀림이 없다. 2030년 세계박람회를 개최한다면 한국은 전 세계 국민들에게 인류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커다란 울림을 전달해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한국과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엄청난 선물 보따리를 들고 한국을 방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로 알려진 빈 살만 왕세자는 2030 비전의 한 축으로 5000억달러를 투입하는 신개념 도시 ‘네옴시티’를 조성하려고 한다.

네옴시티 조성 과정에 한국기업과 정부에게 참여 기회를 보정하고 금전적 이득을 제공할 것을 내비쳤다. 무려 40조원에 달하는 26개의 계약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면서 빈 살만 왕세자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이 참여했다.

빈 살만 왕세자와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이 만남을 갖고 난 후 항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협을 위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양보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이러한 소문은 박진 외교부 장관이 ‘국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빅딜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우디 하고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관계이고, 네옴시티라든지 인프라 건설, 경제·통상 관계는 별도로 국익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입장에선 사우디와 경협도 하고 부산엑스포도 유치하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 분명하다면, 기업들도 움츠려들 필요가 없다. 사우디와의 경협은 경협대로, 부산엑스포 유치는 유치대로 두 가지 모두 얻기 위해 민관이 협력해 성사시킴으로써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심어주길 기대해 본다. 이런 성과가 전세계 국민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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