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종석 애드건축사사무소 대표 “네옴시티 수출 모듈러건축, 우리 미래건축의 고도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27 13:03

네옴시티에 적용될 모듈러건축 협약이 기술발전 기회



이 대표, 남극기지·평창올림픽·북한결핵병동 등 기여



국내 법령 제한적…제도개선 풀고 과감히 발전시켜야



모듈러건축, 향후 탄소중립·층간소음 등 해소 견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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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애드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설계한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더 라인(The Line)’ 모듈러건축에서 보여줄 것이 향후 우리 미래건축의 고도화입니다."

오랫동안 모듈러건축 설계에 전념한 이종석 (주)애드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에너지경제신문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모듈러건축은 최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방한한 후 삼성물산 등이 관련사업 협약을 따내자 재차 관심사로 떠오른 산업이다.

그는 "아직 국내 모듈러건축은 ‘조립식공법’ 정도에만 머물러 있는데 이번 더 라인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 모듈러건축의 확대 및 고급화 인식으로의 전환이 유도돼야 한다"고 산업을 평가했다.

삼성건설(현 삼성물산) 출신 이종석 대표는 지난 2000년 7월 애드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이후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및 북한 결핵병동 설계, 평창올림픽 모듈러건축 제안 등 줄곧 모듈러건축 발전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왔다.

그는 "건축사라고 하면 ‘디자인’ 업무가 먼저 떠오르지만 1993년 삼성건설 입사 후 설계실에서 기획업무를 담당하며 늘 차별성 있는 기획력을 통해 역량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기획력은 곧 설계용역 전 단계인 기본계획수립용역 중요성으로 넘어간다. 그는 "2000년대 초만 해도 건설 초기단계에서 고민해야 할 기획단계 업무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었다"며 "이때부터 대형공사 건축기본계획이나 입찰안내서, 사업성 검토 등의 기획업무 체계를 잡아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7년에는 행복도시 정부청사이전 사업의 건축기본계획을 완벽히 수행하기도 했다.

기획력에 특화되다 보니 남다른 프로젝트 설계수행 능력도 그에겐 자랑거리다. 바로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설계다. 이 프로젝트는 남극대륙이라는 극한지역에 건설해야 하는 환경과, 상황을 조사하고 예측하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구상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대표의 모듈러건축 철학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적재적소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조성할 수 있는 미래건축이 바로 모듈러건축이라는 것이다.

그는 "남극기지는 공사과정과 입주후 극한 환경에서의 생명과 안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공사관계자는 물론 연구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에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참고로 이러한 기획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임시로 활용하는 운전자 모듈러숙소 등을 조성하는 것에도 큰 역할을 했다.

이 외에도 또 하나의 차별적 기획이 있으니 그것은 모듈러를 활용한 북한건축 발전이다. 대한건축학회 통일건축산업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이 대표는 지난 2014년 결핵환자 수가 지속 증가하던 북한을 위한 모듈러 결핵병동을 설계한 바 있다. 이어 2018년에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통일대비 북한 SOC 현황정보 조사 및 시나리오 기반 주거공급·인프라 조성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해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김일성체제 시절부터 주택 한가구를 단 14분 동안 조립하는 조립식 건설 붐을 일으킨 적이 있다"며 "현재는 그들의 조립식건설과 우리의 모듈러건축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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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대표는 모듈러건축산업이 최근 세계적 트렌드라며 층수완화 등 법제도 개선을 통한 발전이 지속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준현 기자


모듈러건축 발전을 늘 고민하는 이 대표지만 여전히 국내 모듈러건축은 갈 길이 멀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모듈러건축은 아직 그 변화의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부가 관련법과 규정, 제도를 대폭 손질해 시장이 확대되도록 해야 민간에서 그 뒤를 따라 투자하고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마침 국토교통부 등은 최근 모듈러주택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다양한 참여자들과 다양한 방향을 고민하기로 하면서 산업발전에 한 발짝 다가선 모양새다. 앞으로는 대량생산 및 대량건축인 만큼 공공택지나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도 십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1기 신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신도시재건축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그는 1기 신도시에 모듈러건축을 비롯한 미래건축이 설립되는 것에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앞서 1기 신도시는 정부가 수도권 과밀화 등으로 급하게 지은 도시이기에 아파트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노후도 해결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신재연을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1기 신도시 싱크탱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1기 신도시는 당장의 재건축이 아니더라도 향후 모듈러건축을 비롯한 콤팩트시티, 장수명주택, 자율주행시스템 등이 적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며 미래건축을 구상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주택의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이제는 거실, 주방, 안방 모두를 분리 설계하는 모듈러건축이 대세가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며 "모듈러건축을 통해 층간소음 예방 및 탄소중립 방안에도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돼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전화기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을 탄생시켰듯, 모듈러건축이 새로운 개념의 건축물이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지원 및 끊임없는 R&D 투자가 이뤄져야 모듈러건축이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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