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업계 상위권 실적에 대한 '성과 중심 보상체계'
40대·여성 임원 '파격 인사', 89년생 임원도 등장
혁신의 그림자에는 소외감...내부질서 불안감 드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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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여성 및 40대 임원들이 다수 보이는 가운데, 1989년생 이사대우도 나타나 ‘파격’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다는 평가다.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챙겨주는 미래에셋의 용인술로 풀이된다. 단 그만큼 승진에서 뒤처진 인사들이 다수 나타나, 조직 내부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557억원을 거뒀다. 실적 신기록을 썼던 전년 동기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업계 수위권 성적이자 연간 영업익 ‘1조 클럽’ 달성 가능성을 남겨놓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ETF 시장점유율에서 삼성자산운용을 제치지 못했지만, 3분기 누적 영업익 312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미래에셋그룹에서도 이런 성과에 주목, 생명·캐피탈 등 타 계열사와 함께 ‘성과 중심 보상체계’에 근거한 인사가 이뤄졌다. 이사대우부터 전무에 이르기까지 총 50명에 대한 임원 승진이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1989년생의 30대 여성 임원의 탄생으로, 미래에셋증권 부동산개발 3팀 소속 조영혜 선임 매니저가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단숨에 이사대우로 뛰어올랐다.
이뿐 아니라 미래에셋그룹 전체에서 여성 전무 5명, 신임 6명 등 여성 임원이 14명이나 승진했다. 40대 초반의 신임 임원들은 18명이나 나타났다. 전체 신임 임원 46인 중 39%가 45세 이하였으며, 80년대생 임원은 9명에 달했다.
전반적으로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특유의 용인술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성과에 대한 보상과 더불어 세대교체에도 거침이 없는 모습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주요 경영진을 50대 초중반 임원으로 구성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에서만 6명의 40대 부문 대표를 뽑은 바 있다.
무조건 파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C-레벨 주요 부문 대표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젊은 세대들을 임원으로 승진시켜 조직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가운데, 사업을 최종 책임질 대표직은 보장해 안정성까지 함께 찾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혁신에 있어서 늘 업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었다"며 "이번 인사 중 파격으로 느껴질 부분 역시 능력 중심의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의 파격 인사가 조직 내부 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관측도 적잖다. 30대 임원 승진 사례처럼, 부하 직원의 직급 추월로 중간급 인사의 위치가 애매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에서 근래 팀장급 인사의 퇴사가 잦았는데, 이를 두고 미래에셋 특유의 인사가 당사자들의 등을 떠민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한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