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올해 연간 순이익 15.5% 증가할 듯
배당정책 기대감에...KB금융 주가 4.67% 올라
연말 경기불확실성 확대 우려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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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감독원이 배당정책 관련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히면서 4대 금융지주의 연말 배당정책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주식시장 부진에도 이자이익 증가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실적이 작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주주환원 정책에 긍정적이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금융지주사들이 연간 배당금을 큰 폭으로 늘리기보다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추가적인 주가부양책을 함께 가동하는 식으로 절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 이자이익 증가에...올해 연간 4대 금융지주 순이익 15% 증가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대체로 올해 이자이익 증가에 따른 호실적에 힘입어 연간 배당금 규모가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 추정치는 총 17조8107억원이다. 작년(15조4262억원) 대비 15.5% 증가한 수치다. 환율 상승, 채권평가손실 등의 요인으로 비이자이익이 주춤한 가운데 시중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금융지주사의 배당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미 각 사가 집행한 중간배당, 분기배당을 포함해 올해 연간 배당성향이 25~27%를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전체 순이익 가운데 25%를 배당금으로 지급한다는 의미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올해 1~3분기 누적 분기배당금 1500원을 포함해 주당 3263원의 배당금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지주는 1~3분기 누적 분기배당금 1200원을 포함해 주당 2412원의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올해 주당배당금 추정치는 각각 3192원, 1079원이다. 두 회사는 올해 중간배당금으로 주당 800원, 150원을 각각 지급했다.
◇ 금감원장 "주주환원정책 자율적 의사결정 존중"...은행주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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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정 및 각 사 배당금 공시.) |
특히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은행, 금융지주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가격 결정 등에 금융권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금융지주사가 한층 유연하게 배당정책을 가동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기대감에 힘입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금융지주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KB금융은 전일 대비 4.67% 오른 5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나금융지주(4.54%), 우리금융(4.12%), 신한지주(2.89%)도 오름세였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이미 각 금융지주사들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등을 통해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겠다고 표명한 만큼 작년보다는 배당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내년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미국 은행처럼 한 번에 큰 폭으로 올리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배당액을 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주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는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금감원의 메시지는 주주나 은행 입장에서 좋은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에서는 대손충당금 적립,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할 때 당국의 방향성을 연말까지 주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금감원장이 큰 틀에서는 은행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은행들이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신용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릴 경우 올해 연간 실적이나 배당액도 줄어들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큰 틀에서는 은행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온 만큼 기대감은 있지만, 연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배당액을 늘리기보다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다른 주주환원책을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말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추가적으로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기말배당금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며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을 통해 각 회사가 내부적으로 설정한 주주환원율을 맞추려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