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도 뜨거운 탄소배출권 ETF…"점차 규모 커진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1.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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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직원이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현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연초 이후 변동성이 컸던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겨울철이 시작되면서 꿈틀거리고 있다.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겨울철 전력 생산 수요로 인한 탄소배출량이 증가하자, 탄소배출권값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탄소배출권 ETF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는 지난 두 달간 13.75% 올랐다. 해당 ETF는 영국 ICE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유럽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다.

같은 기간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도 13.23.% 상승했다. 이 ETF는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가격을 추종한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SOL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도 두 달 새 각각 5.90%, 5.12% 올랐다.

탄소배출권 ETF는 올 들어 관련 시장의 성장성이 주목을 받으면서 ‘새 투자처’로 급부상했다. 탄소배출권 ETF는 해당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다. ‘저탄소’가 글로벌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장기 투자자들이 다수 몰리는 상품이기도 하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일정 배출권 범위 내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에서는 매년 배출 허용량을 설정하고 기업에게 탄소배출권을 지급한다. 각 기업은 할당량에 따라 탄소를 배출해야하는데 이를 넘기면 탄소배출권을 사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연초 잘 나가던 탄소배출권 ETF는 전 세계 탄소배출권 거래의 70%를 차지하는 유럽 내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격이 추락하기도 했다. 실제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 2월 8일 종가 96.93유로에서 3월 7일 58.30까지 폭락, 등락을 거듭했다. 러시아의 유럽행 가스 공급량 축소로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이 겨울철 에너지 대란을 우려해 가스 사용을 줄이기로 한 탓이 컸다.

10월부터 점차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초 65유로를 기록한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가격은 현재 73~78유로 선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겨울철 탄소배출권 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 만큼 탄소배출권 ETF를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익 다각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해석도 있다.

정책적 요인도 배출권가격 상승에 뒷받침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 시범 운영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많은 제품을 수입할 때 추가비용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상원에서도 석유화학제품 등 수입품에 대해 탄소 1톤당 55달러의 관세를 부과하는 청정경쟁법안(Clean Competition Act, CCA)을 추진 중이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겨울은 탄소배출권이 주목받을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연말 글로벌 탄소배출권 가격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테마라는 점에소 지속가능 테마 투자로 알파 전략을 취할수 있어 탄소배출권 ETF의 가격 상승 기대감이 높다"고 강조했다.

올 연말~연초까지 탄소배출권 ETF 전망이 긍정적임에도 초기 단계인 만큼 중장기적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겨울철 난방수요를 감안하면 연말 탄소배출권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 "배출권 시장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라, 단기 투자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조정 시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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