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영진 대부분 유임···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 5명 변경
전문경영인 체제 확립 의지 뚜렷···조직 개편 키워드는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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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서린사옥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1일 나온 SK그룹 정기인사는 주요 경영진 교체 없이 ‘안정감’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전문성에 맞게 최고경영자(CEO)급 인사를 이동시키고 계열사별로 ‘글로벌’을 키워드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변화 노력도 뚜렷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이날 인사를 통해 부회장 전원과 주력 계열사 경영진을 대부분 유임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4연임을 확정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최태원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이들로 알려졌다. 글로벌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안정’에 방점을 찍힌 인사를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장단에서는 계열사간 수장이 바뀌는 사례가 나왔다. 박성하SK C&C대표가 SK스퀘어 대표로 갔다. 박 사장이 떠난 자리는 윤풍영 SK스퀘어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지킨다. SK디스커버리와 SK케미칼은 CEO가 서로 바뀌었다. 전광현 SK케미칼 사장이 앞으로 SK디스커버리를 이끌게 된다. 안재현 SK디스커버리 사장은 SK케미칼로 자리를 옮긴다.
이는 SK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전문 경영인 체제’를 더욱 확고하게 다지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SK그룹은 각 관계사 이사회가 CEO를 평가해 인사를 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이 같은 방식으로 정기인사를 발표한 두 번째 해다.
총수 일가 3세 경영인이 전면에 나섰다는 점도 포인트다. SK네트웍스는 이호정 경영지원본부장을 새로운 총괄사장으로 선임, 최성환 사업 총괄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최 사장은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다.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각 사별 조직개편의 키워드는 ‘글로벌’이었다. 그룹 지주사 SK(주) 측은 "이번 조직개편 방향은 투자전문회사로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첨단소재, 그린(Green), 바이오(Bio), 디지털(Digital) 등 4대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조직 역량을 지속 집중하는 한편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 오븐 이노베이션 담당’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첨단기술 현장에서 유망기술 발굴·확보의 미션을 수행할 방침이다. SK바이오 사이언스는 김훈 CTO를 글로벌 R&B 대표로 승진·발령했다.
그룹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도 글로벌에 집중했다. SK하이닉스는 각종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이슈 대응을 위해 ‘미래전략’ 산하 ‘글로벌 전략’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또 전세계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오퍼레이션 태스크포스(TF)’를 CEO 산하에 구성하고 미래기술연구원 차선용 담당이 TF장을 겸직하게 했다.
주축인 SK텔레콤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SK스퀘어와 분할 이후 사업이 안정궤도에 접어든 만큼 새로운 시도를 하겠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SK테레콤으는 지난 11월 인공지능(AI)컴퍼니 비전 달성을 위해 △AI서비스 △기존 사업의 AI 기반 재정의 △AIX 등 3대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는 이를 추진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