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이자 부담 우려↑…재무건전성 ‘빨간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0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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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현금 자산을 확보하고 있지만, 기준금리 상승기조에 자금 조달 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은행 대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일부 카드사들은 유동성, 재무건전성 관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신한·삼성·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등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전체 조달 자금(125조4333억원) 가운데 회사채(79조5837억원) 비중은 63.4%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2.5%)과 비교해 10%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한다. 올 들어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여신전문금융채 금리도 급등한데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발행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한 상황이다.

실제 여전채 금리(AA-, 3년물 기준)는 올해 초 연 2.634%에서 지난 1일 5.845% 수준이었다. 앞서 지난달에는 6.3%까지 뛰었다. 여전채 금리가 6%대에 진입한 건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0년 이래 처음이다.

카드사들은 이 같은 상황에 자금조달 창구를 확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오는 일반차입금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9월 말 기준 카드사의 일반차입금은 3조1874억원으로 1년 전(7987억원)보다 네 배로 증가했다. 전체 비중으로 봐도 1년 새 0.8%에서 2.5%로 세 배가 넘는다.카드사는 최근 3년간 은행 차입 비중을 1% 안팎으로 관리해왔다.

카드사들은 만기가 짧은 기업어음(CP)도 급증했다. 국내 카드사의 CP 조달 비중은 19.3%(24조2220억원)로 전년(12.4%, 12조8900억원)보다 7%가까이 늘어났다.

카드사들의 차환 물량은 크게 확대된 상태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무섭게 자산 성장을 하면서다. 2019년~2020년 3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한 차입부채 규모는 월평균 4~5조원 수준이었지만, 내년 만기도래 예정인 차입부채는 월 평균 6~7조원 수준으로 2~3조원이나 차이가 난다.

문제는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들이 빌려온 은행 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다. 현재 기준금리는 3.25%다. 지난해 8월 0.50%에서 계속해서 올려온 결과다.

지난 10월 말 기준 7개 신용카드전업사의 차입부채 잔액은 약 97조원이었다. 이 중 내년 말까지 37%(약 36조), 2024년까지 63%(약 61조)가량이 만기도래할 예정이다.

저금리 시절에 발행한 여전채가 내년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점도 걱정거리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는 43조6000억원에 달한다.

카드사의 조달금리는 올해 4분기 들어 신규발행채권 금리와 만기도래채권 금리 차이가 4%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즉, 앞서 발행한 여전채의 평균 금리가 연 2%대인데, 내년 이후 차환하려면 연 6% 수준의 금리를 줘야한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상승세가 내년 초까지 정점을 찾아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부실에 대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추세대로면 은행 평균 대출금리(잔액기준)는 내년 상반기 연 5%를 찍을 것"이라면서 "기업 대출의 경우 연말 연초 신용등급이 하향되면 잠재 부실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올해는 장기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단기자금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며 "단기자금 차환물량이 향후 예정된 기존 차환물량에 반복적으로 누적되면 발행시장 내 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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