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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올해 삼성전자 임원들이 주가가 부진했던 자사 주식을 대거 사들이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삼성전자에서 등기임원인 사내외 이사와 미등기임원 총 76명이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들이 사들인 자사주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통틀어 총 18만2661주, 그 금액만해도 121억747만원어치다.
자사주 매입 금액이 가장 컸던 임원은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다. 그는 결제일 기준 지난 2월 18일과 4월 27일 두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 보통주 5000주씩 총 1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 단가는 주당 7만3780원(2월 18일)과 6만6600원(4월 27일)으로 전체 취득 금액은 총 7억190만원이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 사장도 자사주를 대규모로 매입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 3월 15일 삼성전자 보통주 1만주를 주당 6만9900원에 총 6억9900만원어치 매수했다. 경 사장도 4월 26일 삼성전자 보통주 8000주를 주당 6만7200원에 사들였다. 매입 금액은 총 5억3760만원이다.
이로써 이들이 보유한 자사주는 한 부회장이 5000주에서 1만5000주로, 경 사장이 1만50주에서 1만8050주로 각각 늘었다.
또 사장 중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8000주·5억5840만원), 김수목 법무실장(8000주·5억5715만원), 박학규 경영지원실장(6000주·4억1930만원) 등의 자사주 매입 금액도 4억∼5억원대였다.
사외이사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참여했다. 김한조 사외이사가 지난 4월 주당 6만7700원에 1480주(1억19만6000원)를, 2월에 박병국 사외이사가 주당 7만1900원에 500주(3595만원)를 각각 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반도체 업황 둔화 등에 작년 말 7만8300원에서 최근 거래일인 지난 2일 6만400원으로 22.9% 하락했다. 지난 9월 30일 장중에는 5만1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와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임원 자사주 취득은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한 3월부터 활발해졌다.
주가 하락기에 임원들이 자사주를 연이어 사들이면 주가가 ‘바닥’이라는 신호로도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지속 하락한 탓에 자사주를 매입한 많은 임원이 손실을 봤다.
보통주 기준 올해 임원들의 자사주 평균 취득 단가는 6만6282원으로 현 주가보다 높다. 특히 1만주를 7억원 안팎에 사들인 한종희 부회장과 이정배 사장의 경우 올해 매수분의 평가 손실이 현재 1억원에 육박한다.
lsj@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