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앞두고…조선·해양, ‘태평양의 기적’ 새 축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08.24 11:04

美 조선업 재건, 韓 기술에 기대
‘MASGA’ 1500억 달러 패키지 가동
MRO에서 공동 건조로…확장 로드맵
첫 정비 계약 성사, 태평양 거점 시험대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조선·해양, '태평양의 기적' 새 축 될까

▲필라델피아 한화 조선소(제공=연합뉴스)

오는 25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조선·해양 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세계적 조선 기술과 미국의 산업 회복 수요가 맞물리며 '한·미 조선·해양 클러스터' 구상이 전략 의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조선업 재건 절실…한국에 손 내밀다


미국은 군함·상선 건조 모두에서 중국에 뒤처진 상태다. 특히 미 해군의 일부 함정 도입이 지연되면서 동맹국과의 협력 없이는 산업 재건이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 인사들이 한국과 일본을 찾아 공동 건조와 정비 방안을 논의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한국의 응답, 'MASGA(미국 조선산업 부흥 구상)'


한국은 미국의 조선 산업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MASGA(조선산업 부흥 구상)*를 통해 1,500억달러 규모의 협력 패키지를 제안했다. 미국 조선소 현대화, 인력 양성, 해군 선박 정비·유지보수 등 패키지에 담긴 내용은 단순한 지원이 아니라 미래 조선·해양 산업 공동 생태계를 설계하는 밑그림이다.




산업부와 기재부는 이 구상이 최근 미·한 통상 협상의 핵심 논거가 됐다고 설명한다.


◇'정비→생산'으로 이어질 확장 로드맵


한국 정부는 MRO(정비·보수) 사업을 우선 추진하며 HJ중공업·K조선·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등을 후보군에 올려놓았다. 정비를 발판으로 삼아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 역량 확충과 공동 설계·건조로 이어간다는 로드맵이다.


이 구상이 현실화된다면 단순 하청을 넘어 양국이 함께 글로벌 조선 공급망을 주도하는 구조로 발전할 수 있다.


◇첫 신호탄, HD현대중공업 계약


이미 신호탄은 울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화물보급선 USNS Alan Shepard 정비 계약을 따냈다. 울산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오는 11월 완료 예정으로 한국 조선소가 미국 해군 정비 시장에 진입한 첫 사례다. 전문가들은 이를 “MASGA의 첫 실험이자 상징적 출발점"으로 해석한다.


◇단발 아닌 '시리즈 전략' 필요


전문가들은 이번 구상이 선언적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시범 프로젝트에서 펀드 조성, 제도화로 이어지는 단계별 실행 전략이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성이 담보된다는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조선 협력이 단순 정비 수준을 넘어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선박·해상플랫폼·심해자원 탐사 등 미래 산업으로 확장될 경우 태평양 전략 거점 구축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한강의 기적 넘어, 태평양의 기적"


한국은 새로운 시장 개척과 기술 확장의 기회를 미국은 쇠퇴한 산업의 재건과 전략 거점 확보를 동시에 얻는다. 산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강의 기적과 미국의 항로가 만나 태평양의 기적을 쓰는 순간"이라는 비유까지 나온다.


정상회담 직전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실무적으로는 여러 경로에서 협력의 기초가 다져지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산업부가 어떤 협력 의제로 이를 다룰지 주목된다.



김은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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