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경쟁 시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06 14:25

기존 제품에서 출력 생산성 높인 4680 배터리 개발



테슬라 이어 BMW 등 눈독...시장 선점 위해 개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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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간 원통형 배터리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내년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규격인 ‘4680’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테슬라를 비롯해 BMW와 폭스바겐 등 세계 주요 완성자동차 기업이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하는 전기차 출시를 준비하면서 높아질 수요에 따른 배터리 업체의 성장도 기대된다. 이미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을 비롯해 중국 기업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이 한창 뜨거워질 전망이다.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내년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현재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며 중대형으로 분류되는 각형·파우치형과 함께 일반적인 배터리 형태로 꼽힌다. 비중은 원통형 제품이 지난해 기준 약 15% 규모로 가장 낮지만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점점 개선되면서 다양한 전기차에 활용되는 추세다.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건전지 형태인 금속 원기둥 속에 양극과 음극을 두루마리 휴지처럼 돌돌 말아 넣는 ‘와인딩’ 방식으로 제조된다.

원통형 배터리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생산성이다.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는 표준화된 규격이 없어 자동차에 맞는 제품을 주문제작해야 하지만 원통형 배터리는 표준 규격이 있어 시장에 출시된 제품을 구매해 곧바로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전기차 업체는 테슬라뿐이다. 대다수 완성차 업체가 원통형 배터리를 외면한 이유로 다른 형태와 비교해 부족한 용량이 꼽힌다. 테슬라는 원통형 배터리를 묶어 ‘팩’ 형태로 구축하는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이를 해결했지만 여타 업체는 각형과 파우치형을 선택했다.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4680 배터리 역시 테슬라가 제안한 규격이다. 지름 46㎜와 높이 80㎜로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해 크기가 커지고 동시에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까지 증가하는 반면 생산 비용은 최대 14%까지 줄어든다. 약점으로 꼽히던 성능이 대폭 개선되고 동시에 장점인 생산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배터리 업계 게임 체인저로 거론되는 제품이다.

현재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4680 폼팩터 양산 기술을 조기에 확보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6월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 오창공장에 총 7300억원을 들여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신설 및 증설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먼저 오창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총 9기가와트시(GWh) 규모 4680 배터리 양산 설비를 구축한다.

삼성SDI는 내년 4680 배터리를 본격 양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46㎜ 지름을 유지하면서도 높이를 95㎜, 120㎜ 등으로 더 키우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천안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며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현재 각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BMW가 유력하다. BMW는 오는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원통형 배터리 기반 전기차 플랫폼 ‘노이에 클라쎄’를 선보였다. 해당 플랫폼에는 4680 배터리가 탑재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테슬라뿐만 아니라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가 출시되면 BMW와 제너럴모터스 등 다양한 완성차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조기에 양산체제를 마련하는 기업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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