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보다 많은 공급"… 컨테이너 해운시장, ‘진짜’ 겨울이 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06 15:21

선대증가율, 물동량 증가율 크게 상회… '공급 과잉' 우려



SCFI , 지난 1월 최고점 대비 77% 감소… 펜데믹前 회기

부산항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얼어붙고 있는 컨테이너 해운시장이 진정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펜데믹 기간 동안 대거 발주된 선박들이 내년부터 해운시장에 풀리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해상운임을 상승시킬 수 있는 요인인 물동 증가량과 폐선량은 기대치보다 낮아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하고 있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내년 컨테이너 선대증가율은 7.3%로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1.6%)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에 의한 이연소비로 해운시장이 호황기를 맞자 컨테이너 신조선 발주가 크게 늘어난 것이 그 원인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발주된 신조선 규모는 총 678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 2016∼2020년 5년간 발주량(421만TEU)의 161%에 달한다.

반면 내년 컨테이너 물동 증가량은 1.6%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펜데믹 이전 2012∼2019년 평균 물동 증가량은 5.6% 수준이다. 특히 내년 컨테이너선의 주요 노선인 미주 및 유럽 물동량은 각각 0.9%,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아시아 역내 물동량은 3.1% 증가하겠지만, 근거리 항로 중심의 물량 증가로 운임시장 견인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도 지속 하락하고 있다. SCFI는 상하이 수출 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운임의 평균으로 전세계 해운시장 시황을 진단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지난 2일 기준 SCFI는 1171.36으로 올해 1월 최고점(5109.60) 대비 약 77% 감소했다. 오히려 펜데믹 이전(2020년 8월) 수준까지 떨어졌다. 업계는 SCFI가 내년에도 우하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해운업계는 SCFI 800∼900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해상운임 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당초 해운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EEXI/CII)로 인해 폐선량이 크게 늘어 선대증가율을 상쇄시킬 것으로 봤다. 특히 EEXI로 인해 2013년 이전 건조된 모든 선박들은 일정부분 선속을 감소해야 하는데, 그간 해운시장의 호황으로 적정 선령(선박의 운영 년수)을 넘긴 선박이 다수 폐선되리라 전망했다. 하지만 2013년 이후 건조된 선박들은 이미 EEXI 규제를 충족했다. 또한 최고 속도로 운항했던 지난 2008년 해운시장 호황 때와는 달리 현재 대부분의 선박들이 유가와 선박의 사이즈, 항로의 현황을 고려한 ‘경제속도’를 준수하고 있어 폐선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속도가 두배가 되면 연료 소비량은 세제곱으로 늘어난다"며 "이미 많은 선박들이 ‘경제속도’를 준수하고 있어 환경규제로 인한 폐선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컨테이너 해운사들은 자체 경쟁력을 키워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s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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