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내년 '생명보험'서 자존심대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06 15:56

KB라이프생명, 내년 출범...통합법인 안착-수익강화 과제



이환주 내정자, 직원들에 공정-화합-소통 강조



신한라이프 HR 등 통합 완료, 지주 비은행 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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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덴셜생명, 신한라이프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인 KB라이프생명이 내년 초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생명보험 시장에서 뜨거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생명의 경우 각각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재임 기간 비은행부문 강화 차원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인수합병(M&A)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경쟁의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두 보험사가 출범 초기 얼마나 빠르게 조직을 안정화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지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의 중장기적 M&A에 대한 통찰력도 재평가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KB금융, ‘생보’ 자존심...중책 부여받은 이환주 내정자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 내정자는 이달 1일 임직원에게 발송한 CEO 통합 메시지에서 공정, 화합, 소통이라는 3대 키워드를 강조했다. 공정한 조직문화 구축과 구성원들의 화합, 진정한 소통을 바탕으로 KB라이프생명의 통합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이 내정자는 "KB라이프생명의 이름으로 한 가족이 될 모든 임직원들에게 공정한 경영에 대한 다짐과 초심을 잃지 않고 통합사의 초대 사장으로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임직원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편견없이 경청하고,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투명하게, 더 다양한 방법으로 자주 소통하는 CEO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환주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초대 대표이사 내정자.


실제 이 내정자는 KB라이프생명 출범 초기 두 조직의 완벽한 물리적, 화학적 융합을 이끌어내고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복합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KB금융이 초대 대표이사 후보로 이 내정자를 추천한 것은 그가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과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대표 부행장, 개인고객그룹대표 전무/상무, 외환사업본부장을 역임하며 그룹 및 계열사 비즈니스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금융지주 자존심 대결...신한지주, 보험비중↑


특히 KB생명이 올해 3분기 누적순손실 519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207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만큼 양사 통합시 KB금융지주 내 보험부문 위상은 물론 비은행부문 비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B생명은 방카슈랑스,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이 견고하고, 저축성보험, 종신보험, 경영인장기보험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와 달리 푸르덴셜은 전속설계사(LP)와 GA 중심으로 특화돼있다. 주력상품은 종신보험, 변액연금, 달러보험 등이다. 이 중 푸르덴셜은 지난 6월 영업부문을 분리해 판매 전문회사인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한 상태다. 즉 통합법인이 출범할 경우 판매채널과 상품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KB금융 입장에서는 비은행부문의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KB금융의 비은행부문 수수료이익 비중은 68% 수준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을 보면 KB손보(5207억원), KB국민카드(3523억원), KB증권(3037억원), 푸르덴셜생명(2077억원) 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생명과 푸르덴셜이 같은 생보사이긴 하지만 영업스타일, 중점 고객, 주력 상품 등이 상이하다"며 "양사가 물리적, 화학적으로 통합할 경우 생보사 시장의 점유율을 넓히는 한편 KB금융의 경우 기존 증권, 카드, 손해보험에 이어 생명보험까지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신한금융

▲올해 3분기 현재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별 당기순이익 비중.


KB라이프생명이 내년 초 출범 후 조직을 안정화하는 단계에서 신한라이프의 성공사례는 적잖은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푸르덴셜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윤종규 회장, 조용병 회장이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추진한 M&A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KB라이프생명, 신한라이프의 중장기 성과는 곧 금융지주 CEO의 M&A 통찰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일례로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7월 통합법인 출범 이후 불과 1년 만에 전산시스템은 물론 인사 및 직급체계(HR)를 통합하는데 성공했다. 서로 다른 두 회사가 별다른 잡음 없이 큰 틀에서 통합작업을 마친 것이다. 신한금융 내 보험부문의 위상도 확연히 달라졌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지분을 연결손익에 포함하기 직전인 2018년만 해도 전체 당기순이익의 신한생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3분기 지분율 감안 전 당기순이익 기준 신한지주 내 보험부문 비중은 12%대로 올라섰다. 비은행부문 순이익을 100으로 본다면 이 중 보험부문이 18.8%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커진 셈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신한금융이 생보업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며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따라 신한라이프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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