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년차 입주시기 다가오는데 전세가격 8억 급락 중
강남 주택 보유 다주택자들 물건 던지며 초급매물 ‘속출’
반등 신호 없어 내년 상반기도 현재 하락 시세 유지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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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점 대비 31% 하락한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입구. 사진=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서울시 송파구 잠실의 대장주라 불리는 이른바 ‘엘리트레(엘스·리센츠·트리지움·레이크펠리스)’를 포함한 일대 집값 하락세와 함께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매매가격도 폭락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헬리오시티 107㎡ 중층 매물이 16억4000만원에 나와 인근 시장에 여파가 크다. 이는 지난해 10월 23억8000만원 대비 31% 이상 급락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최근 잠실 아파트는 하락세가 다소 둔화돼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반면 같은 송파구지만 헬리오시티는 시세가 지속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잠실은 지난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갭투자자의 유입이 중단된 반면 헬리오시티는 매매가 더 활발할 수 있는 갭투자 가능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하락세가 더 두드러진다. 이는 전세가격 하락세와 전세 만기 시기가 겹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까진 갭투자자 입장에서 매매가격 하락은 일시적이라고 판단될 수 있으며 길게 봤을 때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이들은 매매가격 하락 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려는 경향이 있으며 지금 당장 처분해서 큰 손해를 감수하려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전세가격 하락은 갭투자자들에게 더욱 직관적으로 금전적 영향을 끼치며 만기에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원치 않는 매매가 이뤄질 가능성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헬리오시티는 만 4년차 입주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전세가격 또한 107㎡ 기준 2년 전 11억5000만원에서 8억원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월세 만기가 몰린 내년 1분기가 가까워질수록 초급매물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석촌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헬리오시티는 갭투자가 가능해 잠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16억원대 물건이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좋은 입지에 17억 초반대 물건도 많이 올라와있다. 금리인상이 계속되면서 전세·매매 금액도 같이 하락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갭투자자들이 버티지 못해 내년 상반기에 급매물을 더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가락동 B 공인중개사 대표도 "더 낮은 가격에 매매를 원하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헬리오시티 분위기가 반영돼 투자자들 사이에 가격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며 "바닥에서 잡을 수는 없겠지만 내년에 좋은 가격에 물건이 나올 것 같으니 주목해야한다"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여러 가지 현상이 맞물린 것에 대한 결과라는 것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약세 등 악재로 인해 송파 지역 부동산 분위기 자체가 좋지 않으며 좋아질 기미 또한 보이지 않는다"며 "강남·서초구보다 약세인 지역이 잠실이다. 송파구 가락동은 ‘강남3구’이기는 하지만 잠실에 비해 입지가 약해 가격 방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헬리오시티는 대단지이기도 해서 갭투자자부터 강남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가 내놓은 물건까지 이래저래 맞물린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록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헬리오시티에 대해 "당분간 이러한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며 반등의 신호 또한 없어 내년 상반기에도 지금 정도의 가격에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