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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카드사 대출과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 약정)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시장 경색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을 견디기 어려운 탓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7개 전업카드사의 10월 말 기준 카드론 평균 금리는 13.20~15.2%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두 번째로 평균 금리가 상승한 것이며, 전월 말과 비교했을 때 상·하단이 각각 0.74%포인트, 1.18%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이 15.2%로 가장 높았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평균 카드론 수수료율이 각각 14.2%와 14.1%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곳들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은 △우리카드 13.8% △신한카드 13.7% △하나카드 13.4% △현대카드 13.2%로 집계됐다.
카드사 리볼빙 수수료율은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하고 있다. 10월 말 기준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4.35~18.46%까지 치솟았다.
한 달 사이 하단은 0.16%포인트 올랐고, 상단은 0.27%포인트 올랐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18.46%)가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카드(17.85%), KB국민카드(17.70%), 현대카드(17.12%), 신한카드(16.79%), 삼성카드(15.35%), 하나카드(14.35%) 순이었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가입자가 신용카드 대금을 해당 결제월에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연체 기록 없이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서비스다.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시적으로 카드값 연체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채무상환(이월 원금)과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앞서 카드사들은 금융당국이 법정 최고 금리(20%)에 가까운 리볼빙 수수료를 인하하라고 주문하면서 일제히 인하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재차 인상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은행의 예·적금처럼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하기 때문에, 채권금리가 오르면 치러야 할 이자가 늘어난 상황이다.
실제 지난 6일 기준 ‘AA+’ 등급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3년물 채권 평균 조달금리는 5.782%이었다. 이는 올해 초 2.42%와 비교하면 2배 넘게 오른 수치다.
카드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해서는 당분간 대출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채권 시장 경색으로 인해 장기카드대출 금리와 리볼빙 수수료율을 올려도 역부족인 상황"이라면서 "내년까지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카드 대출 금리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카드사 업황은 향후 2년 간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10월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차입부채 잔액은 약 97조원으로 2023년말까지 37%(약 36조원), 2024년말까지 63%(61조원) 등의 만기가 도래한다. 카드사들이 내년 한 해 동안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만 1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만일 내년에도 장기 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 유지될 경우 단기자금 차환 물량이 향후 예정된 기존 차환 물량에 반복적으로 쌓이면서 발행시장 내 수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카드사들은 내년 이자비용 증가분만으로도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2019년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올해 신규 발행 금리가 만기도래채권 금리를 넘어서기 시작한 이후 4분기 들어 그 차이가 4%p 대에 진입해 매 차환시마다 상당 수준의 추가금리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