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낸드 가격 18% 줄어...4분기에 20% 더 빠진다
SK하이닉스 4분기 적자 예고...솔리다임 조기 시너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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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이 침체에 빠지고 메모리 반도체 가격 내림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비상이 걸렸다. 남은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경고음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낸드플래시 사업을 키우기 위해 인수한 솔리다임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노종원 사장이 직접 솔리다임을 챙기며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심각한 공급 과잉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제품이 경기 침체로 팔리지 않으면서 구매자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올해 낸드플래시 주문량을 축소했다. 이에 대응해 반도체 기업은 구매를 늘리기 위해 가격을 낮추면서 낸드플래시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올해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분기 대비 최대 25%까지 하락한다고 예상했다. 공급 과잉 상황이 해소되기는커녕 보다 심해지는 양상에 가격 내림세가 더 가팔라지는 추세다. 이미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8.3% 감소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무엇보다 실적 흐름이 심상치 않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둔화로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각각 25.5%, 60.5% 급감했다. 4분기에는 상황이 더 나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SK하이닉스 증권사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전망치 평균)는 영업손실 2532억원으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재고도 상당한 수준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올해 4분기 말 기준으로 SK하이닉스 재공재고를 포함한 재고일수가 39.5주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 재공재고는 반도체 원재료인 웨이퍼 등을 더한 물량이다.
문제는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커지는 부담이다. 올해 4분기 적자 중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적자만 1조원 이상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낸드는 128단 양산 성공으로 지난해 말 흑자 전환했으나 낸드 판매가 하락과 솔리다임 영향으로 3분기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며 "내년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낸드는 연간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업황 악화에 따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조절하는 강수를 뒀다. 업계는 나아가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과 조기에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수 2년 차를 맞는 내년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이 미국 솔리다임 최고사업책임자(CBO)로 사업을 직접 챙기게 된다. 솔리다임은 올해 들어 지속 적자를 기록했다. 솔리다임이 포함된 SK하이닉스 미국 법인이 올해 쌓은 누적 순손실은 8717억원에 달한다.
양사 간 기술 협력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솔리다임과 협업해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신제품 ‘P5530’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솔리다임이 경쟁력을 지닌 기업용 SSD 시장에서 시너지를 모색하는 사례가 나올 것"이라며 "176단 낸드 플래시 등 원가경쟁력을 지닌 제품을 통한 수익성 방어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