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상폐 가처분 기각에 위메이드 주가 20%↓...고점 대비 87%↓
위믹스 시세도 98%↓, 위메이드 법적 분쟁 예고
증권가 "위메이드 주가 전망 '흐림'...실적 영향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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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달 25일 열린 ‘위믹스 상장폐지’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울먹이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위믹스(WEMIX) 상장폐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위메이드 및 계열사의 주가가 폭락했다. 위메이드·위믹스 투자자들도 노심초사하며 향후 대응 및 주가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요 신사업인 위믹스 플랫폼이 성장 둔화를 맞은 만큼 위메이드의 주가 전망을 어둡게 봤지만,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위메이드·위믹스의 사업구조 자체에 큰 이상이 없는 만큼, 장기간에 걸쳐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위메이드는 전 거래일보다 7650원(20.29%) 폭락한 3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중 최고치였던 지난해 11월(23만7000원)보다 무려 87% 떨어진 수치다. 계열사 위메이드맥스도 20.50%내린 9460원에 마감했으며, 위메이드플레이는 4.29% 하락했다.
◇ 위메이드 주가 폭락...위믹스 상폐 효력정지 가처분 기각 여파
이날 위메이드 주가 폭락은 법원에서 전날 위믹스 상장폐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으로, 게임에서 쓰이는 아이템이나 캐릭터를 사고파는 데 쓰인다. 작년부터 P2E(pay to earn) 게임 열풍을 타고 해외에서 성행했으며, P2E 게임 운영을 할 수 없는 국내에서도 투자 인기가 높았다. 위믹스 생태계에 대한 장래성이 높이 평가되며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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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위메이드 주가 추이. |
그러나 지난달 24일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가 실제 위믹스 물량이 공시 사항보다 30% 더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하며 파란이 일기 시작했다. 상장폐지 결정 다음 날(25일) 위메이드의 주가는 30%가량 급락해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됐다. 시가총액이 약 5678억원 날아가며 코스닥 14위에서 28위로 전락했고, 거래량도 3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위메이드는 이에 대응해 닥사 소속 거래소를 저격하고 법적 분쟁을 예고한 성명을 내는 등 강경하게 나섰지만 떨어진 주가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위메이드·위믹스 투자자 불안 속 위메이드 법적 대응 시사
전날(7일) 가처분 기각으로 위메이드 주주뿐 아니라 위믹스 투자자들 역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위믹스의 시세는 업비트 기준 현재 230원 내외에 거래되고 있으며, 이날 중 거래 정지가 예고됐다. 이는 올해 장중 최고점 1만3490원 대비 98%나 쪼그라든 것이다. 실제로 각종 주식 및 위믹스 커뮤니티에서는 투자를 후회하는 글과,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이사나 거래소를 성토하는 글이 빈번하게 올라오고 있다. 위믹스 투자자들은 지난 2일 업비트 본사 앞에서 상장폐지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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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
장 대표 역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달 상장폐지 결정 직후 진행된 온라인 간담회에서도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한 채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이날(8일) 예정됐던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 라이브도 출연을 취소했는데, 가처분 기각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은 영향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향후 위메이드 및 위믹스 사업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 측은 "이번에 거래지원을 종료하는 국내 4개 거래소 이외의 국내 거래소에서 위믹스 거래를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며, 동시에 새로운 해외 거래소의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후속 조치 및 국내 위믹스의 부정적 정서에 대해 지치지 않고 프로젝트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가처분 기각 직후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표명했으며, 다른 거래소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 위메이드 주가 전망 ‘먹구름’ 실적 영향은 제한적...일부선 장기간 정상화 기대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상장폐지와 관련해 위메이드의 전망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 상폐 영향으로 위믹스 플랫폼 확장 속도 둔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장폐지 직후 리포트를 내 종전 목표가 7만원에서 5만1000원으로 목표가를 하향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장폐지에 따른 영향으로 위믹스 플랫폼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는 불가피하다"며 "온보딩을 고려하는 게임사들의 부담 증가로 플랫폼 확장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워낙 소액 주주들의 높은 관심을 받는 만큼, 이번 가처분 기각과 관련해서는 전문가 대부분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다.
반면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위메이드의 사업 근간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우선 전체 매출액 중 위믹스 플랫폼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으로,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위믹스 생태계는 해외 시장 위주였기 때문에 해외 상장된 위믹스 코인과 게임 운영에는 별 차질이 없는 상태다. 향후 해외 거래소 추가상장 및 국내 거래소 재상장 가능성도 아직 열려 있다.
위메이드의 ‘법적 대응’ 수단인 공정거래위원회 및 본안 소송 분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미 위메이드는 과거 자사 IP ‘미르의 전설’ 관련한 장기간 분쟁을 벌였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일부 승리한 만큼 상당한 노하우가 있어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의 근본에 큰 문제가 없는 이상 정상화는 시간 문제라고 본다"며 "장현국 대표 역시 본인이 물러나는 것이 아닌 한 거취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