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국 전세가격 4.0%↓…월세가격 1.3%↑
서울·인천·경기 등 전세가격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결국 원인은 금리 “국토부 등 당국 대책 필요”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신문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고금리·경기위축·부동산 세제 정상화 지연 등의 이유로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늘어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전국 전세 가격이 올해에 비해 4.0% 하락하며 월세 가격은 1.3%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멈출 줄 모르는 금리인상과 집값 하락 등에 따라 매매수요가 전월세로 전환되면서 지난 9월 말까지 매매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49% 감소한 반면 전월세 거래량은 26.3% 급증했다. 지난 9월 기준 주택임대차중 월세비중은 사상 최초로 50%를 돌파하기도 했다.
주산연은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 및 심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지금까지 관례를 살펴봤을 때 전월세 가격은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으나 올해는 입주물량 증가와 빠른 월세 전환을 이유로 전세는 떨어지고 월세는 올라가는 등 반대 방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전국 전세 가격은 1.7% 하락한 반면 월세 가격은 1.4% 상승했으며 해당 격차는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및 수도권에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서울 전세 가격은 올해 대비 3.5% 내려가고 월세 가격은 1%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전국과 대동소이한 예상치를 보였다. 특히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크고 입주물량 증가율이 높은 수도권은 내년 전세 가격이 5.5% 하락하고 월세 가격이 1.5% 상승하는 등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화 현상 주요 원인인 전세 가격 하락폭 또한 실시간으로 커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12월 1주) 기준 한국부동산원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 가격은 0.73% 하락하면서 전주(-0.69%)와 비교해 하락폭이 확대됐다.
시도별로는 서울(-0.89→-0.96%)·인천(-1.05%→-1.11%)·경기(-0.96%→-1.00%)의 전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울에서는 성북(-1.32%)·은평(-1.26%)·송파구(-1.18%)의 하락폭이 돋보였으며 인천과 경기에서는 연수구(-1.46%)·구리시(-1.98%)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들 모두 대단지 및 주요 단지 위주로 전세 가격이 하락했으며 과거 큰 상승폭을 기록한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세 매물 적체·전세 기피현상이 전세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며 최근 일어난 대규모 전세사기 또한 수요자의 선호도를 떨어뜨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세 수요자들이 월세로 전환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멈추지 않고 인상되는 금리이며 이 때문에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까지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전세 가격은 너무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속도가 유지된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함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속화될 것이다. 수요자들은 결국 전세 대출 이자의 부담이 커져 월세로 가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게 금리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내년에도 전세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고 부동산 시장 침체에 의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날 것이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아 국토부에서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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