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영업익, 삼성 40% ↓·하이닉스 적자 전환
하이닉스, 글로벌 조직 재정비...삼성전자는 패키징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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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세계적인 반도체 침체로 실적 타격을 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에 고민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지면서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업계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전망치 평균값)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4분기 매출은 76조7130억원, 영업이익은 8조22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0.19%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40.68%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직전분기인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과 견줘 31.39% 급감한 데 이어 4분기까지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상황이 더 나쁘다. 올해 4분기 영업손실 4192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매출도 8조9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5% 하락이 예상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경기 침체에 따른 스마트폰, 개인용 컴퓨터(PC), TV 등이 수요 둔화를 겪자 여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전자제품 판매가 줄자 제조사들이 반도체 재고를 쌓기 시작했고 이에 대응해 반도체 기업은 재고 소진을 위해 반도체 가격을 낮추며 전체 반도체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D램 단가는 평균 2.21달러로 전월과 비교해 22.46% 감소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같은 기간 3.73%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1분기 가전제품 시장 비수기 여파로 제품 출하가 감소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수요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10% 이상 하락할 전망이다.
가격이 바닥을 향해 꺾이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도 반토막이 났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수출 규모는 38억 4000만달러로 1년 전과 견줘 49.7%가 줄었다. 거래 가격 축소와 재고 증가 탓이 크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유례없는 위기 상황에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을 재정비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 침체기에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조직을 재정비했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이슈 대응을 위해 ‘미래전략’ 산하 ‘글로벌전략’을 신설하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GSM(Global Sales & Marketing) 조직을 글로벌 세일즈와 마케팅 및 상품기획으로 세분화하는 등 변화를 줬다.
회사 측은 "최근 반도체 산업 다운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속도와 유연성, 그리고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쪽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나아가 더 큰 미래 성장을 도모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나간다는 방향성에 맞췄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열리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최종 조직개편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을 신설해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간 시너지를 모색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올해 4분기뿐만 아니라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한파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경영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만큼 전열을 가다듬고 향후 업황 반전에 대응할 준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