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대금 감소, 부동산PF 침체 전망
미래에셋증권, 5사업부 2실 20부문 체제 재정비
NH투자증권, 리테일사업 총괄부문-탄소금융팀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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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 주식 거래대금 감소, 자금시장 경색으로 혹독한 한 해를 보낸 가운데 새해에도 리스크 관리와 생존이 주요 경영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올해도 높은 금리 수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증권가 전반적으로 신규 딜 발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작년 말 조직개편에서 리테일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고, 기존 조직을 세분화하며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다. 올해도 주식 거래대금 감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침체가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조직 규모를 확대하기보다는 리테일 등 주력 사업 위주로 세분화한 것이다.
일례로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은 현 5총괄 19부문 체제에서 5사업부 2실 20부문 체제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사업부 체계를 구축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IB사업부를 전문분야에 따라 재편에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새해에도 미국발 금리 인상이 지속되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PI사업부를 신설해 종합적인 대응 능력을 강화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경기침체 우려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투자금융부서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인수합병(M&A), 인수금융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기존 WM, Namuh(나무), PB(프리미어블루) 등 3개 채널의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Retail사업 총괄부문’을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신탁업, 탄소배출권 사업 등 성장사업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위탁운용(OCIO) 사업부 내 고객자산운용본부는 신탁본부로 명칭을 바꿨고, 운용사업부 내 Client솔루션본부 직속으로 탄소금융팀을 신설했다.
하나증권은 온오프라인의 유기적 결합 등을 위해 디지털본부를 자산관리(WM)그룹으로 편입했다.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및 독립성을 향상하기 위해 기존 리스크관리본부에 더해 투자심사본부를 새로 꾸렸다. 한국투자증권은 기관, 법인 대상 영업력 강화를 위해 상품, 서비스 중심으로 기능을 통합한 홀세일그룹을 신설했다. 그 아래에는 홀세일솔루션본부와 에쿼티파생본부를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3년에도 자산운용, 투자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덜 받는 퇴직연금 등 중장기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정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같은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서는 자기자본 규모가 커 자체적인 대응이 가능하거나 모회사로부터 자금 수혈이 가능한 대형사들, 부동산 PF 비중이 적은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확보된 고객 자산에서는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나, 급격한 금리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자금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전반적으로 조직 규모를 축소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2년 급격한 금리 상승세, 실적 저하의 역기저효과로 2023년 실적 둔화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그럼에도 높은 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투자심리 개선은 쉽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부동산금융 우발채무 등 위험자산의 부실화 가능성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올해도 2022년과 마찬가지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각 사마다 고유의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며 잘 버티는 것이 곧 실력으로 판가름될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