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2.3조 팔고, 개인 3.2조 사고…코스피 3.8% 하락한 4011.57 마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1.14 16:23

외인·기관 3조원 넘게 ‘팔자’
개인은 3.2조원 사들여 지수 하단 방어
환율 1470원대 치솟았다가 당국 구두개입에 1457원 마감
‘9만전자’·’52만닉스’로 주저앉아

코스피, 뉴욕증시 삭풍에 3.8% 급락 마감

▲코스피, 뉴욕증시 삭풍에 3.8% 급락 마감/연합뉴스

14일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과 기관 매도세에 3.81%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폭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환율은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면서 10.7원 내린 1457.0원으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9.06포인트(3.81%) 내린 4011.57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 대비 108.72포인트(2.61%) 내린 4061.91로 출발했다. 오전 내내 2%대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들어 하락 폭이 더 커졌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개인이 홀로 3조233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3667억원, 9003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3조원 넘게 순매수한 건 지난 2021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전날 12월 미국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따른 미 뉴욕증시 약세로 인해 하락 출발했다.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 등으로 반도체 관련주 중심으로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폭이 확대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각각 5.25%, 8.50% 하락했다. 세계 3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키옥시아의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SK하이닉스는 판게아 펀드를 통해 키옥시아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셧다운 종료에도 경제지표로 인한 변동성 확대, 금리 동결 우려, AI 고평가라는 삼중고를 겪었다"면서 “코스피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AI 고평가 논란 속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의 영향으로 일부 산업은 강세를 보였다. 팩트시트에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공식 승인, 미 함정의 한국 건조 진행 등의 내용이 담기면서 HD현대중공업(3.17%), 대한조선(4.31%), HD현대미포(3.36%) 등은 강세로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20.47포인트(2.23%) 내린 897.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196억원과 299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3821억원을 순매수했다.


외환당국 개입에 원·달러 환율 1450원대 내려와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고 외국인 순매도로 수급이 악화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미국 뉴욕 증시 급락 여파로 4.2원 오른 1471.9원에 개장해 장 초반 1474.9원까지 치솟았다가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성 발언이 나오면서 장중 20원 넘게 하락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오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과 함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 돼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하여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환 금융당국은 국민경제와 금융 외환시장의 안정을 위해 환율 상승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구두 개입 효과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자 결국 정부가 개입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렇지만 원화 약세의 근원 중 하나였던 엔화의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연준의 금리인하 기조가 약화되자 달러가 강세를 보여왔던 점을 감안할 때 (구두 개입) 효과가 지속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태현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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