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텔란티스 이어 GM과도 협력설...원통형 배터리 테슬라 수주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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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지난 9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는 ‘2022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IAA Transportation Hannover 2022)’에 참가해 삼성SDI만의 상용차에 특화된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들을 선보였다. |
20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건설하는 미국 첫 전기차 배터리 JV 공장에 대한 기초 공사를 시작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들어설 해당 공장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5년 1분기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기 생산은 연 2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시작해 향후 33GWh까지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역시 25억달러(약 3조2300억원)에서 생산능력을 확장하면 31억달러(약 4조1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SDI가 이에 그치지 않고 북미에서 추가적인 JV 설립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배터리 조달처 다원화 추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수혜가 클 것"이라며 "북미 JV 파트너를 확대해 IRA 대응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JV 설립 가능성을 제기한다. GM은 자사 전기자동차에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를 혼용하는데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JV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파우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GM이 남은 각형 배터리 조달처를 찾는 상황에서 삼성SDI가 고밀도·고출력 각형 배터리 경쟁력을 갖춘 유일한 업체라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원통형 배터리인 ‘4680’를 앞세워 완성차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여지도 있다. 4680 배터리는 지름 46㎜와 높이 80㎜로 기존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해 크기가 커지며 용량은 5배, 출력은 6배까지 증가하지만 생산 비용은 최대 14%까지 감소해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삼성SDI는 충남 천안사업장에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파일럿라인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두고 삼성SDI가 테슬라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는 일본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뿐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개발 중인 지름 46㎜ 원통형 배터리는 내년 설계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유럽에서 프리미엄 완성차 기업과도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방한한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BMW는 지난 2009년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후 협력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약 29억유로(약 3조9800억원)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급 규모를 3배 이상 늘리고 있다. 최근 내놓은 BMW ‘뉴 i7’에는 삼성SDI 고품질 배터리인 ‘젠5(Gen.5)’가 탑재된다.
최근 삼성SDI를 향한 완성차 기업 러브콜을 두고 회사가 추진해온 ‘질적 성장’ 기조가 빛을 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SDI는 무리한 양적 팽창 대신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에 주력하는 ‘수익성 위주 질적 성장’ 전략을 추진해 왔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간 전망치 평균)는 1조9333억원으로 2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둔화 상황에서 고부가 배터리를 앞세운 수익성 차별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등에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jinso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