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단지 시세 대비 3~4억원 저렴, 현금부자 등 수요자 몰려
19일 1순위 청약서 59㎡B, 154대 1 최고 경쟁률 ‘기염’
고분양가·부동산 하락기·고금리 불구 후분양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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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단지 전경.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청약 이후 서울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마포구 아현동 ‘마포더클래시’ 청약 최고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 청약 평균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친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분양 물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높은 경쟁률로만 계약 흥행까지 예견하기엔 섣부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9일 일반분양 53가구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마포더클래시’에 792명이 몰렸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14.94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별로 살펴보면 59㎡형에 청약 통장이 몰렸다. 2가구를 모집한 전용 59㎡B에 308명이 몰리며 154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A는 1가구 모집에 141명이 접수해 경쟁률 141대 1이 나왔다. 84㎡ 유형별 청약 경쟁률은 84㎡A가 20가구 모집에 171명이 접수하면서 경쟁률 8.55대 1을 기록했고 84㎡B 5.5대 1, 84㎡C 5.94대 1로 집계됐다.
근래 보기 드문 세 자릿수 경쟁률이 나온 데는 수요자들이 해당 단지 분양가를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4013만원에 책정됐다. 전용면적별 분양가는 △59㎡A 10억2200만원 △59㎡B 10억5000만원 △84㎡A 13억6800만~14억3100만원 △84㎡B 13억3400만~14억1700만원 △84㎡C 13억3434만~14억1700만원이다.
강북 최초로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서면서 높은 분양가 탓에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인근 단지 시세가 분양가보다 비싸다보니 수요자들이 청약을 결심하기에 용이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마포더클래시 인근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59㎡는 지난 7월 14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도 14억원 선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 역시 지난 8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매도 호가는 이보다 소폭 하락한 13억원 선으로 형성됐다.
최근 시장 침체에 기존 단지 호가가 떨어지는 추세임을 감안하더라도 마포더클래시 59㎡ 분양가는 10억원대로 시세 대비 최대 4억원 가량 저렴하다.
시장에서는 후분양 단지인 마포더클래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분양가가 높기 때문에 청약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판단해왔다. 특히 전용 84㎡는 분양가가 12억원을 초과하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이달 초 서울에서 분양한 ‘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가는 3.3㎡당 3829만원, 성북구 ‘장위자이레디언트’는 3.3㎡당 2834만원으로 ‘마포더클래시’보다 분양가가 더 저렴했음에도 불구하고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에 그친 바 있다.
청약 경쟁률과는 별개로 계약까지 수월하게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쟁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한 59㎡의 경우 단 3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미계약 가능성이 낮지만 일반분양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84㎡의 청약 경쟁률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84㎡에서 당첨 취소 물량이 많이 나올 수 있어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분양 물량 자체가 50여가구로 적기 때문에 경쟁률 숫자로만 청약 흥행을 일반화하기에는 오류가 있다"며 "다만 마포는 업무시설이 밀집된 지역이기도 하고 소득 계층이 골고루 분포된 지역이기 때문에 이 지역 내에서는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후분양 단지로 계약 후 60일 이내에 중도금 납부와 잔금까지 치러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84㎡의 경우 잔금 납부가 촉박한 부분이 악재가 될 수 있다. 해당 단지 계약일은 내년 1월9~11일이며 입주 예정일 역시 내년 1월이다. 당첨자는 분양대금은 1월 초 계약금 20%, 계약 후 30일 만에 중도금 20%, 입주 지정일에 잔금 60%를 치러야 한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