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이중근·이호진·최지성 등 ‘특별사면’ 대상 거론
‘오너십 부재’ 위기 대응 불리···"韓 경제 위한 대승적 차원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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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전세계 주요국에서 경기침체 공포가 짙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이 경제인 사면을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리더십 부재’로 복합위기 대응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에 경제인을 대거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연말 특별사면 또는 복권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경제인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등이다.
한국 경제를 위해서는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결정을 내려야한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국-중국 무역갈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럽 탄소국경세 등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는 그간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는 ‘총수의 결단’이 우리나라를 성장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그룹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고갔다. 향후 5년간 바이오·친환경 등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부영그룹 역시 건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져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태광그룹의 경우 2032년까지 석유화학·섬유 등 제조와 금융·서비스 부문에 총 12조원을 투자하고 약 7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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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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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일각에서는 한국 채권 시장을 뒤흔들었던 ‘흥국생명 사태’도 오너리더십 부재로 인해 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에는 태광산업이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지분 56.3%를 보유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3년형을 선고 받고 지난 10월 출소했으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간 취업 제한 적용을 받고 있다. 변수가 생겼을 때 직접 나서 회사를 진두지휘할 수 없었다는 뜻이다.
8·15 특별사면으로 일부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았다는 점도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복권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사면됐다. 삼성과 롯데는 이후 조직개편과 혁신에 속도를 내며 미래 먹거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민간 주도 성장을 기치로 내건 정부와 여당은 지난 8·15 특별사면 당시 ‘민생과 경제회복’을 중심으로 결정을 내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조만간 경제단체 공동명의로 기업인 특별사면을 건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과는 의견 수렴이 끝났다고 전해진다.
법무부는 오는 23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정부의 연말 특별사면 대상자를 심사한다. 사면심사위는 특사 건의 대상자를 최종 선정해 사면권자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다. 사면대상자는 이달 27일 열릴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를 거쳐 28일 0시 사면될 전망이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