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이달만 13.5%↓...반등은 '美 IRA'에 달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0 17:09

2차전지 테마지수 하락 계속

LG엔솔, SK이노, 삼성SDI 등 부진



경기둔화 따른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

매출감소, 비용증가도 문제



내년 미국 IRA 시행 시

국내産 배터리 수요 급등 예상...반등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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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12월 들어 국내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세가 가파르다. 올해 금리 인상에 따른 내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쳐지며, 시장 전반에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가 퍼졌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어 매출이 감소하고, 연말을 맞아 일회성 비용이 상승한 것도 주요인으로 꼽힌다. 단 증권업계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산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을 예상하며 2차전지 관련주들의 중장기 전망에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 5069.99로, 12월 들어 13.49%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집계하는 전체 테마지수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국내 2차전지 대표주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LG화학 등이 포함됐다.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2차전지 산업의 미래 성장성이 부각됨에 따라 올 하반기 들어 지난달 11일까지 크게 상승(15.44%)했다. 하지만 11월 11일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계속됐는데,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낙폭이 크게 두드러졌다. 12월 들어 SK이노베이션(-24.49%)을 필두로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16.95%)이 뒤를 따랐으며, 삼성SDI(-11.52%)도 두 자릿수 하락폭을 보였다.

2차전지 테마주의 부진은 경기둔화 우려가 주요인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를 괴롭혔던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그 부작용으로 내년 경기 둔화가 찾아올 가능성이 점쳐지며 전기차 수요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1위 전기차 기업 미국 테슬라의 경우 이달 들어 23.03%나 급락했는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전기차 수요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내년 생산량 감소가 관측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량이 20% 줄어들고, 생산직원의 근무 시간 단축과 신규 채용 연기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2차전지 관련주들의 단기 전망도 어둡다. 수출이 주된 2차전지 산업 특성상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에 접어들며 매출 규모가 감소하고, 연말 상여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며 올 4분기 및 내년 1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66만원에서 63만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 반등 관건은 미국 IRA...이미 유명 완성차 브랜드와 협력 관계


단 2차전지 업종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 IRA 시행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은 ‘IRA 가이드북’을 발표하며 IRA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세액공제 요건으로 전기차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제품에만, 전기차 배터리 소재와 부품은 북미 지역 생산·조립 비율이 최소 50% 이상이어야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국내 2차전지 관련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IRA로 인해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감하는 만큼 국내산 배터리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미 국내 기업들은 북미 시장에 다수 진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1년 기준 26.5%였지만, 오는 2025년에는 69%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주력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 도요타 등과 미국 내 합작사 설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역시 BMW와 13년간 전기차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신형 ‘BMW i7’에도 삼성SDI산 배터리가 탑재됐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이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IRA에 충족하는 전기차 생산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배터리 셀 업체는 국내 업체가 사실상 유일하다"이라며 "또 다른 완성차 브랜드와 국내 배터리 업체 간 협력관계가 구축될 가능성이 높고, 구매협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IRA 효과로 미국 시장 선점 효과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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