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집 사려면 월급 한 푼 안 쓰고 14년 모아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1 08:51

국토부, 전국 5만1천가구 지난해 주거실태조사 결과 발표



지난해 전국 PIR 6.7배·서울 14.1배…전년대비 모두 상승



주택보유의식 88.9%…10명 중 9명 내 집 마련 욕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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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지난해 집값이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안 쓰고 14년을, 수도권에서는 10년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가 가구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전국 6.7배(중위수)로 2020년 5.5배 대비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8월부터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기 전인 올해 1월까지 표본 5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개별 면접 조사 결과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0.1배로 전년보다 8배 올랐다. PIR은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나타낸다. PIR이 8배에서 10.1배로 늘었다는 것은 월급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8년에서 10.1년으로 길어졌다는 뜻이다.

특히 서울의 PIR은 2020년 12.5배에서 14.1배로 뛰었다. 데이터의 중간값인 중위수 기준이 아닌 평균으로 따져보면 지난해 서울 PIR은 15.4배까지 높아진다.

지방도 PIR이 올랐다. 광역시 등은 7.1배, 도 지역은 4.2배로 모든 지역에서 PIR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 이 중 세종지역은 10.8배로 전년보다 3.3배 올랐다.

반면 임차가구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소폭 감소했다. 전국 기준 RIR은 15.7%로 지난 2020년 16.6% 대비 줄었다. 수도권은 17.8%, 광역시 등은 14.4%, 도 지역은 12.6%로 모든 지역에서 RIR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반면 서울 중위수는 21.6%로 전년 21.3%보다 소폭 늘었다. 월 소득 중 21.6%를 임대료로 쓰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주택 자가 보유율은 2020년과 동일한 수준인 60.6%였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은 53%에서 54.7%로 올랐지만 지방 자가보유율이 감소세를 보여 이같이 나타났다. ‘영끌’ 매수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자가보유율은 2008년(56.6%)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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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소득 대비 주택가격(좌)과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그래프. 국토부


자가보유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점유율은 57.3%로 전년 대비 0.6%p 하락했다. 생애 첫 내 집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7.7년으로 2020년과 같았다.

전체 가구의평균 거주기간은 7.5년으로 전년 7.6년과 차이가 없었다. 점유형태별로는 자가 가구 10.5년, 임차 가구 3년을 거주해 전년과 비슷했다. 주택 거주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7.2%였다. 자가 가구 중 거주 기간이 2년 이내인 가구는 19.6%, 임차 가구는 61.4%였다.

청년 가구의 81.6%는 임차로 거주하고 있으며, 청년 임차 가구의 전국 RIR은 16.8%였다. 신혼부부 가구의 43.9%는 자가에 거주하고 있으며, 신혼가구 대부분은 아파트(72.5%)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 집 마련 욕구는 여전했다. 2021년 주택보유의식은 88.9%로 전체 가구 중 대부분이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 87.7%에 비해 증가했다. 다만 올해는 금리상승 등 이유로 2022년의 보유의식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별 면접방식으로 진행해 조사했다"며 "21일부터 국토교통 통계누리에 ‘2021년 주거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공개한다"고 말했다.

kjh12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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