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보스턴·바젤형 클러스터 만들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2 06:38

한국바이오협회, 경기도에 바이오산업 혁신정책 주문
"국내 25개 클러스터 외형 비해 규제혁신·M&A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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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충북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열린 ‘충청지역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지역 바이오 카라반’ 행사에서 한국바이오협회 등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바이오협회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K-바이오’ 산업의 효율적인 육성과 발전을 위해 미국 보스턴, 스위스 바젤 같은 ‘바이오산업 클러스터’의 경쟁력과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는 바이오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지난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내외 바이오산업 동향 및 우리의 과제’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경기도가 바이오산업의 투자유치와 매출성장을 위한 혁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경기도에 바이오산업체 본사와 사업장이 전국 최대 규모로 분포하고 있지만 기업당 평균 투자·생산규모는 인천과 충북 다음"이라고 지적하며 "경기도청 내 콘트롤타워 구축,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특강에서 이 부회장은 판교·광교·일산·파주 등 경기도 내 바이오클러스터 운영기관 지정을 제안했다. 이는 바이오산업의 특성상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 다수의 관련 기관들이 밀집해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바이오협회는 지난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충북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충청지역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지역 바이오 카라반’ 행사를 개최하고 충북지역 소재 바이오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국내에는 바이오클러스터 원조 격인 경기도 판교를 비롯해 인천 송도, 서울 마곡 등 전국 15개 시도에 25개 바이오 클러스터가 조성돼 있다.

특히 인천 송도에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본사와 생산공장이 자리잡고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개발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지난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또는 충북 오송에 1조원 규모의 국내 생산기지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 송도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용량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클러스터이다. 그러나 입주기업 수나 입주기관의 다양성, 생산효과 등의 측면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대표적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입주 기업 1000개, 종사자 수 7만4000여명, 경제효과 연간 2조달러(약 260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바이오 스타트업을 비롯해 하버드대 등 생명과학분야 대학과 대형병원, 글로벌 제약사 등이 두루 모여있다는 점에서 다양성을 갖춘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의 경우 최대 규모인 송도 바이오 클러스터에 97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는 등 연구인력과 생산 인프라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투자유치를 위한 규제개혁,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한 환경 등은 아직 글로벌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세계 유일의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국가로 선정될 만큼 연구개발 인력, 생산규모 측면에서 미국 못지않은 바이오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바이오산업 특성상 대기업과 벤처기업, 연구기관 등이 협업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의 상장심사제도 개선, M&A 활성화 정책 등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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