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4분기 실적 암울…1조원 클럽 어렵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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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곳에 달했던 영업이익 1조원 클럽은 모두 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총 4조6850억원이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 7조7669억원 대비 39.7% 줄어든 수치다.

메리츠증권을 빼면 실적 감소 폭은 더 크다.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총합은 3조5573억원이다. 지난해 5개사의 영업이익 합계(6조8180억원)보다 47.82% 급감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 실적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도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올 한 해 영업익 추정치는 979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4.1% 감소할 전망이다. 연간 당기순이익은 37.3% 줄어든 7408억원이 추정된다.

2위는 메리츠증권이 유력하다. 2022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9470억원, 7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2%, 6.72% 감소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분기 영업이익은 1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악조건이 가득한 업황 속에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IB와 세일즈&트레이딩 부문 등에서 큰 수익을 거뒀다. 메리츠증권 자기자본은 5조8402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1위인 한국금융지주는 3위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8644억원으로 작년 영업이익(1조5210억원)보다 43.17% 감소할 전망이다.

4위는 NH투자증권으로 올 영업이익(5165억원)과 당기순이익(3413억원)이 각각 작년 대비 60.09%, 63.3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도 지난해 1조3087억원인 영업이익이 6954억원, 46.87% 줄어들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조2089억에서 올해 68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43.52%의 실적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 실적이 급감한 이유는 연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세계 각국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외국인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연초부터 현재까지 코스피 지수는 22.59%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33.39% 빠졌다.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올해 1월 70조원에서 현재 45조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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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특히 채권 금리도 함께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면서 증권사들의 보유 채권 가치도 떨어졌다. 여기에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사태까지 겹치면서 각 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서 대규모 채권평가손실을 낼 리스크도 높아졌다.

내년에도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내년 국내 증권회사의 사업환경을 비우호적,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각각 제시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내년 증권업의 산업과 신용 전망을 각각 비우호적,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무엇보다 부동산금융 우발부채 등 위험자산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당분간 높은 금리 수준과 위험자산 투자심리 위축으로 증권업계 전 사업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한데, 과거 높은 가격에 집행한 투자와 대출 손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부동산 PF, 브릿지론 등 건전성 저하 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계열 지원과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형사는 영업 경쟁력과 재무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증권업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미 유동성 위축 우려에 따른 업황의 바닥은 통과한 상태인 만큼 긴축 기조 완화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과 채권평가손실이 이익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부동산 익스포저도 손실을 확정하고 나면 추가 우려가 소멸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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