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 '메모리 불황' 기회로…점유율 확대 노린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6 13:57

삼성전자, P3 생산능력 투자 지속...서버용 제품으로 반등 모색



SK하이닉스, 수익성 높은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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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반도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업황 개선 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 준비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TV와 스마트폰, 노트북, 가전제품 등에 대한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PC)용 D램 가격 하락에 이어 최근에는 서버 D램 가격 내림세까지 가시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는 최근 4분기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최대 28%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 제조사가 판매량 감소에 대응해 신규 메모리 반도체를 주문하기보다 기존 재고량을 유지하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실적 타격이 컸던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꺾이거나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내년에도 반도체 겨울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내년 투자 규모를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서면서도 향후 시장이 회복됐을 시점을 대비한 전략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가 공급조절에 나서는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불황 이후 돌아올 경쟁사와 격차 확대를 노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시장 반등을 기점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나서며 공세적으로 분위기 전환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평택 3공장(P3) 초기 조업도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생산능력 증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 D램과 낸드 신규 생산라인을 증설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4분기 낸드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내년 1분기는 디바이스 솔루션(DS)부문 적자, 내년 2분기 D램 영업적자까지 발생한다면 삼성전자도 하반기 공급 조절에 동참할 수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특히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 반등을 이끌 요인으로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기반 서버용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DDR5는 차세대 D램으로 분류되며 기존 DDR4와 비교해 속도와 성능이 개선되며 그만큼 가격도 최대 30%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DDR5 제품 판매량이 증가할 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은 인텔이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하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서버용 DDR5 D램 제품 출시 준비를 마치고 현재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SK하이닉스 뉴스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텔 사파이어 래피즈를 시작으로 엔비디아나 애플 등 로직 반도체 기업 기술 개발이 이어질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고도화도 이에 뒤따를 것이며 이는 업계 최고 DDR5 기술력을 갖춘 SK하이닉스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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