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알짜 VC’ 다올인베스트 인수 유력 후보군
지주사 전환 추진 중인 교보생명...파빌리온운용 인수
내년 경기침체 본격화, M&A 시장 규모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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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내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서 금융시장에 암운이 드리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사들이 연말 인수합병(M&A)을 매듭짓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알짜 회사를 인수해 내년도 경영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권 M&A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거래는 단연 다올투자증권의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재 자사가 보유한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전량(52%)을 매각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서 보는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가는 2000억원 수준으로, 현재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한 다수의 금융사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가장 주목받는 곳은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오랜 기간 그룹 M&A 1순위로 증권사, 벤처캐피탈(VC)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다올인베스트는 1981년 설립된 국내 1세대 VC로, 작년 한 해 순이익만 65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알짜 회사다. 지난해 기말 운용자산(AUM)은 1조1745억원으로, 블라인드 펀드까지 합치면 총 AUM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우리금융이 지난달 손태승 회장이 라임 사태 관련 중징계를 받은 만큼 다올인베스트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다올인베스트는 VC 중에서도 손꼽히는 알짜 회사이고, 손 회장의 경우 개인 차원에서 내려진 제재인 만큼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도 다올인베스트 인수 건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올인베스트는 VC 업계에서 기반이 탄탄한 회사로, 인재 풀이나 경력, 포트폴리오 등이 탁월하기 때문에 주식시장만 반등한다면 기존에 투자한 회사로부터 무리 없이 자금회수가 가능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올인베스트 규모,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인수 의지 등을 종합해보면 당분간 시장에서 다올인베스트와 같은 알짜 VC가 나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라임 사태 중징계 건은 우리금융 CEO에 대한 개인 제재"라며 "이로 인해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M&A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최근 파빌리온자산운용을 35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이달 16일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자회사로 추가한다고 공시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9월 말 기준 총 자산 154억원의 파빌리온자산운용을 인수해 대체투자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교보생명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지주사 전환 작업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금융권에서는 내년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면서 M&A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 경영 환경이 올해보다 더욱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전반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IB 부문 내 M&A와 인수금융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금융부서를 확대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뿐만 아니라 기업들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내년도 경영 환경이 더욱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M&A 시장에서 인수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