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전쟁] 종전 띄운 푸틴, 최측근은 "역겨운 파쇼 정권 무력화할 때까지"...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6 15:57
UKRAINE-CRISIS/PUTIN-MILITARY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론을 지속 제기하는 가운데 양측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 발언과 별도로 도발과 비난 성명을 이어가는 등 양면적인 전술을 펼치는 상황이다.

로이터, 스푸트니크 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계 당사국 모두와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그들에게 달렸다.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2일 꺼내든 평화협상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에도 "우리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전황과 관련 러시아에 ‘악재’가 이어지는 와중 나온 것이다.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탈환하고 공세 전환한 우크라이나는 지난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미국 방문을 통해 2조 3000억원 규모 무기 지원을 약속받았다.

특히 전황을 뒤바꿀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패트리엇 방공미사일도 지원에 포함됐다.

다만 러시아는 패트리엇 미사일 효과를 평가 절하하고 핵 위협을 가하는 등 결사항전 의지도 밝히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패트리엇 미사일에 "물론 우리는 이들을 100% 제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민을 보호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며 "99.9%의 러시아 국민들이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제나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이날 로시스카야 가제타 신문 기고문을 통해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손으로 우리에 대해 핵전쟁을 포함한 전면전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오늘날 우리의 적들을 막고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가 핵 억지력과 관련해 국가 정책 기본원칙에 따라 움직일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라며 "만일 진짜 위협이 고개를 든다면 우리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전론과 관련해선 "역겹고 거의 파쇼적인 정권"을 철저히 무력화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안보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갈등은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쟁 지속 책임을 우크라이나와 서방에 묻는 한편, 종전론을 받지 않을 경우 피해까지 경고한 것이다.

이밖에도 러시아는 도발을 지속하면서 공격 능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과시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도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 내 2개 공군기지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발진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이후 전투기가 미사일 발사 없이 다시 착륙할 때까지, 크리스마스 아침 2시간 동안 주민들이 긴장에 떨어야 했다.

크리스마스 전야인 24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헤르손에 무차별 포격을 가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이 가운데 러시아가 주장한 종전론 자체에는 유럽 일각에서도 지지 목소리가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달 초 종전협상 유인을 위해 러시아가 주장해 온 안전보장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선 결정권을 쥔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관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모든 점령지를 포기하고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이미 합병한 점령지에서 철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은 협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 협상론에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실제 종전이 아니라 재정비를 위한 ‘시간벌기’가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추구하는 데 열려 있지만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 푸틴은 이 잔인한 전쟁을 끝낼 의사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또 미국이 우려하는 러시아 본토에 대한 타격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러시아 남부 공군 비행장이 드론 공격 대상이 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26일 모스크바 시간 오전 1시 35분께 사라토프주 엔겔스 공군기지에 접근하던 우크라이나 무인항공기(드론)가 저고도에서 격추됐다"며 그 과정에서 "드론 잔해가 추락해 비행장에 있던 러시아 기술 담당 군인 3명이 치명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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