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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종가를 기준으로 코스피는 올 한해 22% 가량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 1월 3일 2988.77에서 출발했으나 지난 26일 2317.14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2327.52로 개장해 상승을 시도 중이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이후 최대 하락폭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정보통신(IT) 관련 주식들의 주가가 올 들어 하향곡선을 그려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올 들어 26% 하락했고 IT 대장주격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하락률은 50%를 넘는 등 반토막이 났다.
메타버스·암호화폐 열풍으로 지난해 큰 폭으로 뛰었던 위메이드맥스, 자이언트스텝 등의 주가는 올해 손실률이 80%에 육박한 상황이다.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위믹스(WEMIX)가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에 퇴출되면서 위메이드, 위메이드맥스 주가는 올해 각각 80%, 77% 가량 빠졌다.
이와 관련해 빌리언폴드자산운용의 안형진 대표는 "올해는 성장주들에게 있어서 고통스러운 한 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자금흐름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조업체 LG에너지솔루션은 1월 27일 상장하자마자 시총 2위를 차지하고 거의 1년 내내 이 자리를 유지했다.
또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국내 방산업계의 무기체계 수출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 결과 대표 방산 관련주로 꼽히는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주가는 올해 최소 30% 넘게 급등한 상황이다.
아울러 조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으로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이 올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에너지솔루션, 한화솔루션 주가는 올 한해 각각 135%, 25%씩 뛴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의 상승 랠리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한화솔루션의 경우 향후 12개월 내 40%의 추가 상승 여력이 더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개별 종목으로 봤을 때 올해 주가가 가장 많이 뛴 주식은 하이드로리튬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 기업은 최근 코리아에스이에서 하이드로리튬으로 사명이 변경되면서 리튬 테마주로 지목됐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리튬 채굴 및 재활용, 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 사업을 확장하기로 하면서 1월에 1430원으로 출발한 주가가 이날 2만 3000원대를 보이는 등 상승률이 1500%를 넘었다. 최대 2067.83%까지 치솟기도 했었다.
그러나 안현상 한국투자연구소 대표는 하이드로리튬 주가와 관련해 블룸버그에 "실체가 없는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것과 같다"며 "추천하지는 않지만 변동성을 좋아하는 투자자들이 선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또 편의점 업계 1위 브랜드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주가 상승세를 지목했다. 올해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면서 밥상 물가가 하늘로 치솟자 저렴한 도시락 수요가 급증한데 이어 국내 리오프닝으로 수혜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BGF리테일 주가 상승률은 40%에 육박하다.
한편, 블룸버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낮은 밸류에이션, 반도체 업황 개선, 중국 재개방에 따른 수혜 가능성 등을 거론하면서 내년 코스피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