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2'...숫자로 되돌아 본 코스피 시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2.29 16:53

코스피 2230대 마무리...올해 25% 하락, G20 중 최하위권



개미 22조 순매수, 외인·기관 18조 순매도...시총 436조 증발



내년 증시 상고하저 예상 "1월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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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국거래소 증권·파생상품시장 폐장식. 사진=한국거래소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올해 코스피 지수는 악화 일로를 거듭하며 지난해 ‘삼천피’ 흥행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고금리 등 위험자산에 불리한 매크로 환경 영향으로 코스피는 25%가량 빠졌으며,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대거 이탈했다. IPO 시장도 침체기를 맞은 가운데, 그나마 대기록을 썼던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이 유일한 위안거리가 됐다. 2022년 마지막 증시 거래일, 올해 코스피 시장의 모습을 숫자로 되돌아봤다.

◇ 25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폐장일을 맞은 코스피 시장은 2236.40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2977.65) 대비 약 24.89% 하락한 수치로, 약 4분의 1이 줄어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지난 2008년(-40.73%) 이후 최대 낙폭이기도 했다. 동기간 코스닥 지수는 34.30% 하락하며 679.29로 올해를 마무리했다.

2022년은 작년 하반기부터 우려된 물가 상승이 현실화해, 이 영향으로 미국 등 주요국이 긴축 재정에 들어갔다. 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지속됐고, 코스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에 한파가 돌았다.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년간 기준금리를 총 4.25%포인트 인상해 4.5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한국은행 역시 국내 기준금리(3.25%)를 동기간 2.25%포인트 인상했지만, 결국 한-미 간 금리 수준이 역전되고 금리 차가 1.25%포인트 벌어졌다. 이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최고 1400원대까지 치솟았으며, 국내 시장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까지 겹치며 코스피의 하락세를 더욱 부채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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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거래소


◇ 19


코스피 지수의 올 연간 수익률(-24.89%)은 G20 소속 국가 대표 주가지수 중 19위였다. 20위는 러시아 RTS(-41.48%)였지만, 현재 전쟁 중이라는 특수 상황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꼴찌는 코스피 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오후 기준 미국 S&P500은 -20.62%로 18위, 중국 상해종합은 -15.31%로 17위에 위치했다. 일본 닛케이225는 -10.95%를 기록했다. G20 중 수익률 상위권은 튀르키예 ISE100(187.76%), 아르헨티나 MERVAL(142.59%), 브라질 BOVESPA(5.17%)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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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주요국 대표 주가 지수 2022년 연간 수익률


◇ 436


코스피가 25% 가까이 빠질 동안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은 약 436조원 증발했다. 작년 말 시총은 2203조원이었지만, 이날 종가 기준 1767조원까지 줄었다. 글로벌 증시 약세와 함께 국내 시총 상위권을 차지하는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바닥을 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시총 1위이자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29.64% 떨어져 5만5300원을 기록, ‘8만 전자’ 신화가 깨졌다. 시총 4위 SK하이닉스도 동기간 41.63% 하락해 10만원선이 무너졌으며, 7만5000원대를 헤매고 있다.

◇ 22

올해 코스피 시장 하락세는 각각 5조원, 13조원을 순매도한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그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총 22조원을 순매수하며 고군분투했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4위인 삼성전자(-29.64%)와 SK하이닉스(-41.63%)가 업황 악화로 부진했고, 2위·3위면서 인터넷 플랫폼 대표주인 네이버(-52.79%)·카카오(-53.62%)의 하락폭은 더욱 컸다. 작년에 이어 플랫폼 규제 이슈가 계속됐고,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 및 원·달러 환율 상승이 성장주 투자 심리를 가라앉혔다. 카카오는 올해 초 코스피 시총 5위였지만 11위로 밀려났으며, 네이버는 3위에서 9위로 여섯 계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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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코스피 시장 주요 기록. 자료=한국거래소


◇ 2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 총 기업공개(IPO) 공모 규모는 약 13조1455억원이었는데, 이는 연간 공모 규모 역대 2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상장 기업은 4개에 불과해 지난 2017년부터 최근 6년 동안 가장 적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111개 기업이 상장하며 최근 6년간 가장 많았고, 두 시장을 합한 총 공모 규모(약 16조원) 역시 역대 2위다.

올 1월 코스피 시장에 데뷔한 LG에너지솔루션이 12조7500억원을 홀로 끌어모았다. 상장 당일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총 2위를 차지해 이날까지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2023대 1, 일반 공모 청약 개인 투자자 수 442만4000여명, 청약 증거금은 약 114조원 등 역대 최고 기록을 두루 갈아치웠다. 올해 유일한 ‘대어급’ IPO였으며, 또 다른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대주들은 상장 일정을 연기·철회하거나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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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천국제공항. 사진=연합뉴스


앞서 올 상반기 말경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피 밴드 하단을 2200~2300대로 잡았는데, 이날 2230대로 마무리하며 예상이 적중하고 말았다. 내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미 연준이 최소 상반기까지는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고, 오랜 주요국 재정 긴축 여파로 경기 둔화,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단 내년 하반기 전에는 금리 인상이 끝나고, 반도체 업황이 다시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며 코스피 지수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호재는 없지만, 확률적으로 ‘1월 효과’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은 빠르면 2월~3월 FOMC 회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금리 상방 압력보다 하방 압력이 높아지는 구간이라면 1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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